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17일 경북 성주를 다시 찾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의 ‘제3지역 배치’ 문제와 관련해 “지역 의견으로 말씀을 주시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한미 군 당국이 사드 배치를 공식 발표한 직후 방문했다가 계란 세례를 받은 지 한 달 만에 마련된 군 당국과 성주군민의 공식 대화 자리에서였다.
한 장관은 이날 성주군청 대회의실에 들어서자마자 사드 배치 철회 투쟁위원회 공동위원장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머리를 숙였다. 한 장관은 “발표 전 적극적으로 이해를 구하는 노력이 부족했던 점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국가 안위를 돌봐야 하는 절박한 마음만은 받아주시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2시간가량 진행된 간담회는 삐걱거렸다. 이날 간담회의 관건은 투쟁위가 제3지역 논의를 받아들일 것이냐의 문제였지만 투쟁위는 이에 반대했다. 이재복 투쟁위 공동위원장은 간담회가 시작될 때 “주민들의 요구를 잘 알고 있는 만큼 (주민이 원하는 것을) 준비해왔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쟁위 측이 언급 자체를 금기시하는 성주 내 ‘제3지역’이 간담회 중 거론되면서 고성이 오가고 항의가 빗발쳤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마크 밀리 미국 육군참모총장이 이날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밀리 총장은 사드를 운용할 주한미군 35방공포여단을 방문하고 사드 배치 계획에 관한 보고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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