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0%대 고금리’로 주민들 저축 유혹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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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은행 ‘장롱달러’ 끌어내기 안간힘… 사기에 가까워… 성과 미지수

북한이 고금리를 보장하며 저축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금융 제재가 확산되자 주민들이 보관 중인 달러화 등을 끌어내 자금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DPRK 360’은 2일 “최대 11% 금리를 보장하는 새로운 북한 은행이 영업에 들어갔다”며 최근 북한을 다녀온 싱가포르 사진작가 아람 판 씨가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달 23일 시작된 평양무역박람회에선 ‘진명합영은행’이 홍보 부스를 운영하면서 “3개월 2%, 6개월 3%, 1년 7% 금리를 제공한다”며 예금 판촉에 나섰던 것으로 드러났다(사진).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1.5%다. ‘국내와 해외에서 결제 가능한 전자저금카드’라는 홍보 문구와 사진도 걸렸다.

하지만 전방위적인 금융 제재를 받는 북한 은행이 발급한 카드로 해외에서 어떻게 결제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없었다. DPRK 360 홈페이지에는 ‘이 은행 어딘가요’ ‘우리도 계좌 하나 열까요?’라며 호기심을 드러낸 댓글도 달렸다.

북한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라는 관측도 있는 상황에서 10%대의 고금리를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엄청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기 때문이거나 심지어는 사기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 내부에 자금 수요가 많은 만큼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을 활용해 일시적으로 고금리를 제공할 수는 있다”며 “하지만 물가가 계속 오르는 데다 금융기관을 믿지 않는 북한 주민들이 달러화나 상품 구매를 선호하기 때문에 예금하려고 몰려갈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은 2009년에도 장롱 속 자금을 양성화하기 위해 북한 원화를 평가 절하하는 화폐개혁을 실시했지만 극심한 혼란만 일으키고 실패한 바 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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