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형설’ 北 이영길, 멀쩡히 살아있어…한 계급 강등됐을 뿐 건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0일 16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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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서열 3위까지 올랐다가 처형된 것으로 알려졌던 이영길 전 북한군 총참모장(61·한국의 합참의장 격)이 한 계급 강등됐을 뿐이며 여전히 건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노동신문은 전날 폐막된 제7차 당대회 소식을 담은 10일 보도에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차 전원회의에 관한 공보’를 통해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 정치국 위원, 정치국 후보위원, 당 중앙군사위 위원 등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영길은 정치국 후보위원과 중앙군사위 위원 명단에 각각 9번째, 10번째로 이름이 올라있다.

다만 신문에 게재된 사진에서 이영길은 별 세 개인 상장(우리의 중장급) 계급장을 달고 있어 대장에서 한 계급 강등된 것으로 나타났다. 총참모장을 지낸 이영길이 현재 무슨 직책을 맡고 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영길이 중앙군사위 위원 명단에 10번째로 이름이 오른 만큼 서열이 뚝 떨어졌다고 봐야 한다”며 “처형이 아니라 수용소에 다녀오는 등 일시적으로 숙청됐었을 다가 복권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2월 초 당시 총참모장이던 이영길이 처형됐다는 소식이 복수의 정부 대북 소식통을 통해 전해졌다. 정통 야전군 출신인 이영길이 노동당과 혁명에 반대하는 이른바 ‘종파분자’ 및 세도(권력을 막 휘두르는 일)·비리 혐의 등으로 처형됐다는 것. 이영길이 1월 10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이름을 올린 것을 끝으로 북한 언론에 거론되지 않으면서 처형설에 힘이 실렸다. 북한 당국이 장거리 미사일 광명성 4호 발사(2월 7일)를 축하하기 위해 2월 8일 개최한 ‘평양시 군민경축대회’ 참석 주요 인사 명단에서 누락되고, 총참모장 후임으로 이명수 전 인민보안부장(81·인민군 대장)이 임명된 사실이 2월 21일자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공식 확인되자 처형설은 사실로 확인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당시에도 일각에선 처형이 아니라 해임이라는 주장이 나왔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2013년 8월 이명수를 총참모장에 직접 발탁했고, 2014년에는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임명하는 등 근거리에 두고 신임하던 인물인 만큼 처형까지 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었다.

이에 대해 한 정보 소식통은 “당시 이영길이 처형됐다는 첩보가 잇달아 들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나중에 다시 처형된 게 아니라는 첩보도 있었던 만큼 처형설을 성급하게 밝혔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처형설이 돌았던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장도 지난해 10월 11개월 만에 복귀했고

지난해 10월 이후 행방이 묘연해 숙청설이 돌았던 최룡해 노동당 비서도 1월 복귀해 건재함을 과시한 바 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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