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반짝 살렸지만… 수출엔 악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9일 03시 00분


‘나흘 황금연휴’ 경제 영향은

정부가 내수를 살리기 위해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해 만든 나흘간의 ‘황금연휴’가 반짝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조업일수 감소로 5월 수출 실적에는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업계에서는 백화점들이 ‘임시공휴일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임시공휴일 연휴(5∼8일)와 중국 노동절 연휴(4월 30일∼5월 2일), 일본 골든위크(4월 29일∼5월 5일) 등이 겹친 5월 첫 주 국내 유통업계의 ‘승자’는 외국인 관광객이 몰린 백화점으로 나타났다. 백화점 중에서는 1∼7일 신세계백화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3% 늘어나 성장세가 가장 컸다. 롯데백화점(5.4%), 현대백화점(4.3%)의 매출도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백화점의 매출 증가를 이끈 것은 중국인 관광객(유커)이었다. 백화점업계 1위인 롯데백화점은 지난 일주일 동안 중국인 관광객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7% 늘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 유통업체 매출을 견인하는 현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8일 법무부 집계에 따르면 5∼7일 한국을 찾은 관광객은 14만645명으로 그중 49.9%인 7만169명이 중국인이다.

반면 내국인들이 주로 이용한 대형마트의 실적은 기대만큼 늘지 않았다. 이마트의 1∼7일 매출이 전년 대비 4.6%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롯데마트의 매출 상승은 1.1%에 그쳤다. 홈플러스는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고속도로 통행량은 지난해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임시공휴일인 6일 고속도로를 이용한 차량은 494만 대로 지난해 임시공휴일이었던 8월 14일(518만 대)보다 약 5% 적었다. 6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인한 황금연휴가 수출 전선에는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4월 수출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11.2% 감소했는데 기업들의 조업일수가 줄어든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에는 총선일 휴무가 있었고, 지난해 4월 대비 토요일 수(4→5일)도 하루 많았다. 토요일 휴무는 0.5일로 계산하기 때문에 지난달 조업일수는 1.5일 감소했다. 이 1.5일이 총수출을 6.2%포인트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수출감소율의 절반 이상이 조업일수 감소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1조30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일평균 수출액이 18억 달러(약 2조 원) 정도임을 감안할 때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인한 내수 진작 효과가 수출 감소로 상쇄될 수도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5월에도 글로벌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월초 연휴로 인해 조업일수가 감소하는 탓에 수출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세종=손영일 scud2007@donga.com / 박재명 기자 ·조은아 기자
#내수#황금연휴#경제#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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