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핵우산 없으면 한국은 핵무장 검토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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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지명자… “韓, 주한미군 주둔비 상당액 부담”
트럼프의 ‘안보 무임승차론’ 반박… 러셀 “北 핵실험땐 군사대응 가능”

빈센트 브룩스 신임 주한미군사령관 지명자(사진)는 19일(현지 시간)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제공은 매우 중요하며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한국은 자체적인 핵무장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룩스 지명자는 이날 미 상원 군사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현 시점에서 한국이 핵무장이라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지 않는다.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최근 한국과 일본의 자체 핵무장을 용인할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과 관련해 미국의 핵우산 제공 정책은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브룩스 지명자는 “한국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하고 있다”며 트럼프가 주장하는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반박했다. 그는 “한국은 지난해 인적 비용의 50%가량인 8억800만 달러(약 9158억 원)를 부담했고, 주한미군 재배치를 위해 미 국방부가 발주한 108억 달러(약 12조2300억 원) 규모의 건설공사 비용 가운데 92%를 부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룩스 지명자는 북한 김정은 정권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선 “김정은은 아버지(김정일 국방위원장)보다 더 많은 위험을 감수하고 오만하며 충동적이다. 아버지와는 다르다”고 평가했다.

인준 절차를 마치면 첫 흑인 주한미군사령관이 되는 브룩스 지명자는 1980년 웨스트포인트(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으며 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육사 생도 대장을 지냈다. 1981∼82년 주한미군으로 근무했고 1996∼98년에는 주한미군 대대장을 지냈다.

한편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날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한미일 3국이 군사적 대응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무부 관계자는 “북한의 1월 4차 핵실험 직후처럼 한미일 동맹에 기반을 둔 군사 대비 태세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핵우산#핵무장#안보무임승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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