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 약속 서울 전철역, 여야 모두 합치면 60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6일 03시 00분


코멘트

[총선 D-7/공약점검 <下>정치개혁]쏟아지는 과장-황당 공약

지하철 1호선 ‘새남터역’, 신안산선 ‘만리재역’, 경춘선 ‘휘경역’, 경전철 서부선 ‘신사고개역’….

4·13총선에 출마한 서울 지역 후보들이 자신의 지역구에 새로 만들겠다고 공약한 전철역 이름이다. 서울은 세계 주요 도시 중 대중교통망이 잘 갖춰진 도시로 꼽힌다. 그런데도 선거 때만 되면 서울도 예외없이 각종 사회간접자본(SOC) ‘공약(空約)’이 쏟아진다.

각 가정에 발송된 여야 후보들의 선거 공보에는 이 같은 ‘과장 공약’, ‘황당 공약’이 적지 않다. 동아일보가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서울 49개 지역구의 후보 공보를 전수 분석한 결과 서울에 신설하겠다는 전철역(경전철 포함)이 최소 6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마포구 홍익대 입구와 경기 부천시를 잇는 서부광역철도의 경우 아직 사업이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서로 자신의 지역구로 전철이 지나가게 하겠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김성동 후보(서울 마포을)는 성산동역과 상암동역을, 같은 당 유영 후보(서울 강서병)는 곰달래역 등 3개 역을 신설하겠다고 내걸었다.

뉴타운 지역에는 경전철 공약이 ‘바늘과 실’처럼 따라왔다. 인근에 이미 지하철이 통과하고 있어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새누리당 김동성 후보(서울 중-성동갑)는 성수전략정비구역에 ‘성수 경전철’을 공약했다. 이 구역 가까이에는 지하철 2호선과 분당선이 지나간다. 국민의당 김기옥 후보(서울 강북갑)도 왕십리뉴타운 내 경전철 우이선 연장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특별법을 만들어 지역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법 만능주의 공약’도 눈에 많이 띄었다. 새누리당 박준선 후보(서울 동대문을)는 ‘강남·강북 교육 격차 해소 특별법’을, 더불어민주당 박성수 후보(서울 송파갑)는 복원을 추진 중인 ‘풍납토성 사적지 보상 특별법’을 공약했다.

인기 영합주의 공약도 빠지지 않았다. 더민주당 홍익표 후보(서울 중-성동갑)는 ‘해피먼데이법’을 내걸었다. 어린이날, 현충일, 한글날을 월요일로 옮겨 3일 연휴를 보장하자는 것이다. 더민주당 유승희 후보(서울 성북갑)는 ‘반값 목욕탕’을 공약했다. 동네 목욕탕을 이용하는 노인에게 목욕비를 지원하겠다는 내용이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과장#황당#공약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