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 쏘는 로켓에 핵무기 설치하면 돼” 2012년 北 이영호 ‘사실상 공격용’ 자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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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발사 예고]

장거리로켓(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인공위성 발사용이라고 주장해 온 북한이 내부적으로는 핵무기 운반용임을 자인했던 것으로 3일 드러났다.

KBS에 따르면 이영호 전 북한군 총참모장은 숙청되기 직전인 2012년 초 평양에서 진행된 고위 간부 강연회에서 이른바 ‘위성’을 발사하는 북한의 속내를 설명했다. 이 전 총참모장은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다는 게 로켓 무기나 같아. 그 로켓에다가 핵무기 설치하면 미국 본토까지 쏘지.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뱃심이 든든하다”고 말했다. 위성을 가장한 북한 장거리미사일 발사 목적이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임을 당시 북한 군부 핵심 실세가 인정한 것이다. 그는 미국과의 대결 구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핵무기도 가졌다. 미국 놈들은 (북한을) 핵보유국이 아니라고 한다. 우리를 인정하든 안 하든 핵보유국”이라고 했다.

이처럼 내부적으로는 장거리미사일이 핵탄두를 운반하기 위한 탄도미사일임을 인정하면서도 북한은 대외적으로는 여전히 ‘평화적인 우주 개발’이라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북한은 2일에도 국제해사기구(IMO)에 “국가우주개발계획에 따라 지구관측위성 ‘광명성’을 쏘아 올리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의 통보문을 보냈다.

집권 5년 차를 맞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지난달 4차 핵실험에 이어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예고하면서 장기 집권을 위한 ‘핵·미사일 개발’ 속도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통상부 제2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교수는 “김정은은 핵무기 소형화와 이를 미국 본토로 발사할 ICBM 기술이라는 ‘최종 목표(end state)’에 도달할 때까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hjson@donga.com·윤완준 기자
#이영호#북한#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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