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또 ‘권력자’ 언급… 당청 아슬아슬 기싸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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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공천권, 권력자가 좌지우지”… 상향식 공천 강조하며 강경 발언
친박 최경환 黨복귀후 긴장 고조… ‘공천관리위장 인선’ 뇌관 될수도

‘권력자’ ‘완장론’ 등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잇단 강경 발언으로 여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다만 집안싸움이 자칫 야당과의 ‘입법전쟁’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청와대와 친박(친박근혜)계는 당장은 확전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공천 관리와 총선 전략, 이후 당권 경쟁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고질적 계파 갈등이 폭발할 개연성은 언제든 있다.

김 대표는 27일 청년 예비후보 공천설명회 자리에서 “과거 공천권이 당의 소수 권력자에 의해 밀실에서 좌지우지됐다는 걸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상향식 공천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전날 국회선진화법을 예로 들며 “권력자가 찬성하자 의원들이 전부 찬성으로 돌아섰다”고 말해 친박계의 반발을 샀음에도 다시 ‘권력자’ 발언을 꺼낸 것이다. 김 대표는 같은 날 동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도 친박계를 겨냥해 “권력 주변의 수준 낮은 사람들이 완장을 차고 권력자 이미지를 손상시킨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김 대표의 잇단 강성 발언을 두고 ‘대표 흔들기’에 나선 일부 친박계에 ‘공개 경고장’을 날린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당 복귀를 계기로 친박계가 ‘단일대오’를 이룰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최 전 부총리는 당 복귀와 함께 전략공천을 차단한 김 대표와 각을 세웠다. 최근 사석에선 “선거를 앞두고 화장(化粧)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물에 걸린 고기는 더 이상 고기가 아니다”라며 참신한 인물 영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인재가 있으면 데려오라”는 김 대표의 말을 두고도 “공천이 보장되지 않는데 어떻게 인재를 데려오느냐”며 불쾌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장 최 전 부총리가 김 대표와 정면으로 대립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 전 부총리는 당분간 중앙정치와 거리를 두고 TK(대구경북) 지역의 이른바 ‘진박(진짜 친박) 후보’ 지원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TK의 맹주 자리를 차지하려면 이들의 당선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도 김 대표의 ‘권력자’ 발언에 “따로 드릴 말이 없다”고 했다. 확전을 바라지 않는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공천관리위원장 인선을 두고 다시 한번 충돌할 수도 있다. 청와대와 친박계에선 이한구 전 원내대표를 밀고 있다. 김 대표는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이 전 원내대표가 ‘전략공천이 필요하다’고 밝혀 고민하고 있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일각에선 김황식 전 총리, 김능환 전 대법관도 거론되지만 이들은 공동선대위원장 역할이 더 낫다는 의견도 나온다.

공천관리위원장 인선의 키는 서청원 최고위원이 쥐고 있다. 일각에선 서 최고위원이 김 대표와 ‘전략적 제휴’를 맺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친박 주도권이 최 전 부총리에게로 쏠릴 수 있는 상황에서 김 대표와의 연대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킬 것이란 얘기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김무성#권력자#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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