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코앞 닥쳐야… 국회 늑장버릇 반복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2일 03시 00분


코멘트

[‘선거구 획정’ 손놓은 정치권]
16대이후 선거구획정 지연 되풀이… 17대 총선땐 37일 앞두고 획정

국회의원 선거구를 총선에 임박해서야 결정하는 것은 국회의 심각한 고질병 중 하나다. 게다가 이번 19대 국회는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까지 무시하면서 이런 악습을 되풀이하고 있다.

2000년 이후 치러진 네 번의 총선(16∼19대)에서 선거구를 가장 빨리 확정한 것은 2000년 16대 총선이었다. 당시 국회는 선거를 65일 앞둔 2월 8일 선거구를 확정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선거 47일 전에, 2012년 19대 총선에서는 선거 44일 전에 비로소 선거구가 획정됐다.

가장 심각했던 것은 2004년 17대 총선이었다. 당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 속에 선거구 획정 문제는 난항을 거듭했다. 의원 정수 확대, 선거구 통폐합 문제를 놓고 격돌하면서 여야는 선거를 불과 37일 앞두고 3월 9일에야 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이번 20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 획정 문제가 더 논란이 되는 것은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는데도 ‘선거구 실종 사태’까지 벌어졌기 때문이다. 헌재가 선거구를 조정하라고 한 시한(지난해 12월 31일)을 정치권이 훌쩍 넘겨버린 탓이다.

지난해 12월 15일부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지만 선거구가 사라지면서 예비후보의 법적 지위는 애매해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일단 예비후보들의 제한된 선거운동을 단속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언제까지 비정상적인 상황을 두고 볼지 고민이다.

선거 실무 준비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소 확보 등 선거에 앞서 준비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닌데, 당장 통폐합 선거구가 어느 곳으로 결정될지도 모르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국회#선거#총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