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노영민 의원의 시집 강매 논란의 불똥이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정치 신인들에게 튀고 있다. 새누리당은 당장 책을 판매하는 출판기념회를 전면 금지한다는 공문을 내려보냈고, 새정치민주연합 역시 출판기념회 관련 규정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서 홍보 전략도 못 세운 정치 신인들에게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새누리당은 3일 전국 시도당에 ‘출판물 판매를 겸한 출판기념회 개최를 자제해 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8일 알려졌다. 권성동 전략기획본부장은 4일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출판기념회에서 책을 판매할 경우 공천 심사에서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출판기념회 금지령을 내린 셈이다.
출판기념회를 계기로 지역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려고 했던 신인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관련 행사를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 대구 북갑에 도전장을 낸 정태옥 전 대구시 부시장은 10일 예정된 출판기념회를 취소하고 출간마저 무기한 연기했다. 정 전 부시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책을 팔기만 하더라도 편법으로 오해를 받을 것 같아 일단 출간 자체를 연기했다”고 밝혔다.
세종시에 출마하려는 박종준 전 대통령경호실 차장, 경남 창원 진해에 출마 예정인 이종구 전 수협 회장 등도 출판기념회를 취소했다. 세종시에 출사표를 낸 김동주 변호사는 5일 ‘클린 출판기념회’를 내세워 책을 따로 판매하지 않은 채 행사를 진행했다.
현역 국회의원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데다 정치자금을 마련할 마땅한 수단이 없는 원외 인사들은 볼멘 표정이다. 당의 방침은 이해할 수 있지만 정치 신인들에겐 지나친 조치라는 얘기다. 대구지역의 한 정치 신인은 “공천 룰도 확정되지 않았는데 신인들에게 가점을 줘도 모자랄 판에 너무 불리한 게임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당무감사원은 이날 전원회의를 열어 당 윤리심판원에 노영민 의원에 대한 엄중한 징계를 요청하기로 결정했다. 김조원 당무감사원장은 “노 의원이 당의 품위뿐만 아니라 본인의 품위를 크게 훼손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무감사원은 최고위원회에 출판기념회 등 행사에서 책을 판매하지 못하는 규정을 만들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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