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訪美… “한미동맹이 亞재균형정책 핵심축”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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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호의 밤’ 연설… 흥남철수 항해사에 “True hero”
케리 美국무 “한미 서로의 일부 돼”

박수 받은 美 6·25참전용사들 박근혜 대통령이 방미 첫날인 14일 오후(현지 시간) 워싱턴 시내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우호의 밤’ 행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찰스 랭걸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의 소개로 자리에서 일어난 6·25전쟁 참전용사들이 인사하고 있다. 워싱턴=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박수 받은 美 6·25참전용사들 박근혜 대통령이 방미 첫날인 14일 오후(현지 시간) 워싱턴 시내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우호의 밤’ 행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찰스 랭걸 민주당 연방 하원의원의 소개로 자리에서 일어난 6·25전쟁 참전용사들이 인사하고 있다. 워싱턴=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 한미 간 우정과 인연은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14일 오후(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양국 인사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미 우호의 밤’ 행사 연설에서 “한국은 미국의 영원한 친구”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2시간여 동안 진행된 만찬에서 한미 혈맹(血盟)의 역사와 미래를 강조하면서 더욱 공고한 동맹과 파트너십의 구축을 다짐했다. 9월 중국 전승절 기념식 참석 이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중국 경사론을 불식시키려는 듯 ‘신뢰’ ‘헌신’ ‘뿌리’ ‘피’ ‘우정’ ‘영원’ 등의 표현을 총동원했다. 그러면서 “한미동맹은 미국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정책의 핵심 축”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한국이 광복을 이뤄낼 때도, 전쟁을 거쳐 경제 발전과 민주주의를 이뤄내는 과정에서도 미국은 한국의 가장 든든한 동맹이었다”며 “양국 국민들의 피를 나눈 우정은 한미동맹의 뿌리를 더욱 깊고 튼튼하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는 제안도 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가 꿈꾸는 통일한국은 자유와 인권이 강물처럼 흘러넘치고, 평화의 방벽이 산처럼 우뚝 서고, 번영이 평원처럼 끝없이 펼쳐지는 나라”라며 “혼자 꾸는 꿈은 단순히 꿈에 불과하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미국의 영원한 친구로서 함께 손잡고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자주색 저고리에 옥색 치마의 한복을 입었고, 연설 도중 16차례나 박수가 나왔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환영사에서 “미국인과 한국인이 함께하면 좋은 일이 일어난다”며 “미국과 한국은 늘 서로의 편이 돼 왔고, 서로가 서로의 일부가 됐다”고 화답했다. 한국의 미국 학생과 미국의 한국 학생들이 ‘카카오톡’으로 대화하며 ‘노래방’을 간다는 말도 했다.

케리 장관은 또 최근 윤병세 외교부 장관으로부터 ‘늘 푸른 동맹’을 상징하는 소나무 묘목을 선물로 받은 답례로 버넌 산의 튤립나무를 선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튤립나무가 1680년대부터 버넌 산에서 자랐다”며 “300년간 300피트(91.44m)가 자라니 거실에 두지 말라고 윤 장관에게 말했다”고 밝혀 좌중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에서 고비 때마다 우리를 도왔던 미국 측 인사들이 대거 초청됐다. 제임스 로버트 루니 제독, 에드워드 라우니 장군은 65년 전 6·25전쟁 당시 흥남철수 작전에 참여한 인물. 정원의 7배를 넘긴 1만4000여 명을 승선시켜 피란민을 구한 미국 상선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1등 항해사였던 루니 제독은 “당시 기억나는 한 단어는 ‘빨리빨리’다. 한국이 이룬 것에 대해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루니 제독을 ‘진정한 영웅(the true hero)’으로 치켜세웠다.

흥남철수 작전을 총지휘한 에드워드 알몬드 장군의 외손자인 토머스 퍼거슨 대령은 “영화 ‘국제시장’을 세 번 봤다”며 “한국 영화계에 영향력이 있다면 한국판 아카데미 주연상으로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이 밖에 6·25전쟁 때 육군 정찰병으로 참전했던 조지 드레이크 박사, 1950년 낙동강전투에서 실종된 제임스 엘리엇 미군 대위의 자녀, 1976년 북한의 판문점 도끼만행사건으로 희생된 아서 보니파스 대위의 부인 등도 한미 우호의 밤을 빛냈다.

워싱턴=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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