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은 죄? “北 군서열 2위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고사총으로 처형”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3일 13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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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영철, 고사포. 사진=YTN 캡처·동아일보 DB
현영철, 고사포. 사진=YTN 캡처·동아일보 DB
북한 군 서열 2위인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지난달 30일 공개처형됐다고 국가정보원이 12일 밝혔다. 또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장, 변인선 군 총참모부 작전국장, 한광상 노동당 재정경리부장 등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측근들도 숙청됐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비공개로 보고했다고 여야 간사들이 전했다.

국정원은 현 부장이 군 일꾼대회에서 졸거나 지시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평양 순안구역에 있는 사격장에서 수백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사총으로 공개 처형됐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현 부장이 반역죄로 처형됐다는 첩보도 입수했다고 덧붙였다.

정보 당국 소식통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내부 사정’을 이유로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이 무산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또 현영철의 숙청이 과거 장성택 처형 때와는 달리 당 정치국 결정이나 재판 진행 없이 체포 후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잇따른 북한 고위급 숙청은 김정은의 공포 통치가 심화되고 있다는 방증이자 엘리트 층 내부에서 김정은의 지도력에 회의적 시각이 확산되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직 ‘첩보 수준’인 현영철의 사형을 확언할 수 없다면서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를 통해 이를 공개한 것은 성급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정부 소식통은 “숙청 시점 이후 북한에서 방영된 기록영화에는 현영철이 여전히 등장한다”며 “아직 확정적이지 않은 내용인만큼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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