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 출신 최초 GOP 근무병 “진정한 한국인으로 살고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1일 17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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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김새는 달라도 같은 대한민국의 아들로 당연히 나라를 지키는 의무를 다하고 싶습니다.”

다문화 가정 출신의 병사인 르바타 재민 이병(21·사진)은 4월 육군 제28사단 일반전초(GOP) 소대 배치를 앞두고 이 같이 말했다. 21일 육군 관계자에 따르면 프랑스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르바타 이병은 다문화 가정 출신 최초로 GOP 소대에서 근무하게 되는 병사다.

르바타 이병은 충북 청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국내의 한 대학에 다니다 지난달 6일 입대했다. 프랑스 국적도 갖고 있어 군에 입대하지 않아도 되지만 한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입대를 결심한 것. 그는 “처음엔 부모님이 반대했지만 진정한 한국인으로서의 삶을 살고 싶다고 설득한 끝에 입대를 허락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처음 모집한 분·소대 전투병에 지원해 선발됐다. 분·소대 전투병은 사고 예방과 전방 대비태세 강화를 위해 전방 지역 병사를 지원병으로 채우는 제도. 르바타 이병은 이 부문에 처음 지원한 다문화 가정 출신 병사이기도 하다. 그는 “‘군 생활은 편하게 하는 것이 최고’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지만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만큼 중요한 곳에서 의무를 다하고 싶어 분·소대 전투병에 지원했다”고 밝혔다.

르바타 이병이 지원한 28사단은 지난해 4월 윤모 일병이 선임들의 지속된 폭행으로 사망한 사건이 벌어진 곳이다. 그는 “직접적인 이유는 이곳에서 군 생활을 하는 친구가 있기 때문”이라며 “사고가 발생한 뒤 육군에서 불합리한 병영문화를 없애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어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르바타 이병은 “입대 전에 다른 외모로 차별을 받지 않을까 걱정도 됐지만 입대 후 선임과 동기들이 많은 배려를 해주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아들로 조국 최전방에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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