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꼼꼼히 못살폈다”… 여론 뭇매에 몸낮춘 두 부총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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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내각 긴급 정책회의]연말정산-건보료 난맥상 사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내각의 ‘투톱’이 최근 정부의 정책 난맥상에 대해 함께 사과했다.

최 부총리는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책조정 강화회의’에서 “정부가 몇 가지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다고 했지만 좀 더 세심하고 꼼꼼하게 살피지 못해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렸다”고 말했다. ‘연말정산 세금폭탄’과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 백지화 논란 등 잇단 정책 표류에 대해 사과한 것이다. 또 최 부총리는 “앞으로 정부가 정책 입안과 집행 등 정책을 추진하는 전 과정에서 정부 내부는 물론이고 여당과 국회, 또 국민과 소통하는 데 만전을 기하겠다”며 “보다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정책 조율 및 조정 방안을 마련해 국민께 다시 걱정을 끼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회의는 대통령국정기획수석실을 정책조정실로 개편한 이후 처음 마련됐다. 청와대와 부처 간 정책 협의를 강화하기 위해 외교안보 라인을 제외한 전 부처 장관과 대통령수석비서관들이 일요일 긴급 소집된 것이다. 소통 불만에 이어 정책 불신까지 겹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장기 침체’ 국면에 들어가자 국정동력을 살리기 위해 ‘정책 조정 강화’ 카드를 꺼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의에서 정부와 청와대는 ‘4+4 회의체’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정부에서는 경제부총리와 사회부총리 국무조정실장 안건 주무 장관이, 청와대에서는 정책조정수석과 홍보수석 경제수석 안건 주무 수석이 각각 참석하는 ‘정책조정협의회’를 신설해 수시로 정책 조율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황 부총리도 이날 회의에서 “사회 분야에서도 크고 작은 문제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최근 교육부는 대학 입시에 인성평가를 반영하겠다고 밝혔다가 논란이 꺼지자 뒤늦게 한발 빼면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박 대통령은 2일 63번째 생일을 맞는다. 청와대 관계자는 “별다른 행사 없이 조용히 보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취임 이후 첫 생일을 맞은 지난해에는 정홍원 국무총리와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수석비서관들을 관저로 불러 오찬을 했다. 올해에도 비서실장, 수석비서관들과 오찬을 한다. 최근 지지율 하락과 정책 ‘조변석개(朝變夕改)’ 논란 등이 겹쳐 정국이 꽉 막힌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30일 박 대통령에게 생일 축하서한을 보내 “(시 주석은) 한중 관계 발전을 대단히 중시하고 있으며 한중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의 새로운 발전을 위해 박 대통령과 함께 노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연말정산#건강보험료#정책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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