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 해외 6·25기념물 ‘일본해’ 표기 은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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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지도 12곳 ‘일본해’ 단독표기… 오류 발견하고도 정정요구 안해
‘일본해’ 글씨만 지우고 책자 발간

미국 아이오와의 6·25전쟁 참전비에 동해가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된 모습(왼쪽 사진 점선). 국가보훈처는 ‘6·25 60주년 유엔참전기념 시설물’ 도감에서만 이 부분을 삭제했다(오른쪽 사진). 김정훈 의원실 제공
미국 아이오와의 6·25전쟁 참전비에 동해가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된 모습(왼쪽 사진 점선). 국가보훈처는 ‘6·25 60주년 유엔참전기념 시설물’ 도감에서만 이 부분을 삭제했다(오른쪽 사진). 김정훈 의원실 제공
국가보훈처가 해외의 한국전 참전기념 시설물에 ‘동해(East Sea)’가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된 것을 확인한 뒤 정정하지 않고 은폐하려 한 사실이 드러났다. 국가보훈처는 2010년 ‘6·25전쟁 60주년 기념 UN 참전기념시설물 도감’에 참전기념 시설물 사진에서 ‘일본해’란 표기를 삭제해 실었다고 인정했다.

1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정훈 의원에 따르면 국가보훈처는 2010년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해외 한국전 참전기념 시설물 사진을 실은 책자(도감) 발간을 준비하면서 표기 오류를 알게 됐다. 국외 한국전 참전기념 시설물 중 한반도 지도가 들어있는 시설물 71개 가운데 12개 시설물에 ‘동해’ 대신 ‘일본해’란 표기가 실린 것. 동해와 일본해가 병기된 시설물도 4개였다.

국가보훈처는 이 같은 내용을 외교부에 한 장짜리 보고서로 알린 뒤 참전기념 시설물 사진에서 ‘일본해’라는 표기만 지워 도감에 싣는 ‘편법’을 선택했다. 쉽게 말해 ‘포토샵’ 처리를 한 것이다. 이렇게 발간된 도감 4000부는 국내 관련 기관과 재외공관 등에 배포됐다. 도감 제작에는 4억2000여만 원의 정부 예산이 소요됐지만 부실투성이의 도감이 제작되고 배포된 것이다.

정부 예산 10억9200만 원을 받아 건립된 8개의 시설물에서도 ‘동해’로 표기된 곳은 미국 포트베닝 보병박물관 한국전 전시관 1개뿐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외교부와 재외공관 등을 통해 한국전 참전기념 시설물 실태를 면밀히 조사하고 대대적인 개·보수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현수 기자 soof@donga.com
#동해#일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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