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 단독] “원정화가 탈북자 색출해 북송? 모두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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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년 7월 17일 16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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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화 거짓말 때문에 4년간 보위부 감옥살이”
“금성정치대·탈북자 색출·북한 잠입 … 다 거짓말”
(‘간첩 공모’ 원정화 여동생 중국 현지 인터뷰)

‘원정화 최초 내사’ 소진만 전 경기경찰청 보안수사대장 “간첩을 잡은 게 아니라 만들었다”

채널A 출연한 원정화 씨. 채널A 제공
채널A 출연한 원정화 씨. 채널A 제공
탈북위장 여간첩 1호 원정화(40) 씨의 여동생 김희영(가명, 35) 씨가 원씨 사건에 대한 한국 사법당국의 판결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김씨는 최근 중국에서 ‘신동아’ 기자와 극비리에 만나 원씨가 간첩이 아니라고 밝혔다. 원씨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김씨는 보위부 요원으로 중국에서 원씨의 간첩 행위를 도운 공모자다. 두 자매는 어머니는 같고 아버지가 다르다. 김씨는 원씨의 친모인 최모 씨와 계부 김동순 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함경북도 청진시에 거주하던 김씨는 원정화 사건이 터진 직후 북한 보위부에 체포돼 4년 4개월간 수감 상태에서 조사를 받았다. 이중간첩인 원씨를 도와 남한 정부에 북한 관련 정보를 제공했다는 혐의였다. 2012년 12월 풀려난 김씨는 지난해 말 탈북해 현재 중국 모처에 머물고 있다.

김씨는 인터뷰에서 원씨의 주장 및 판결문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원씨는 그간 16세 때 북한에서 사로청(사회주의노동청년동맹)에 선발, 금성정치대학에서 공부하고 특수훈련을 받았으며, 보위부 요원으로 중국에 파견된 뒤 탈북자·남한 사업가 등 100여 명을 체포해 북송시켰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김씨는 “언니는 중학교를 중퇴한 뒤 집에서 놀다가 (건설전담 청년조직인) 돌격대에 들어가 1년간 일했다. 주변사람에게 5만원을 빌렸다 갚지 못해 5년형을 받고 교화소에 들어가 1년여 복역한 뒤 탈북해 중국으로 갔다. 중국에 머물 당시 언니와 나는 한때 노래방·다방에서 일했다. 탈북자를 색출해 북송시켰다는 주장은 거짓말이다. 언니는 탈북한 이후 한 번도 북한에 들어가지 않았다. 우리 집안은 출신성분이 좋지 않아 보위부 요원이 나올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씨는 “2006년 5월 중국 단동과 북한에서 여동생과 함께 간첩활동을 했다”는 원씨의 주장도 전면 부인했다. 김씨는 “언니는 당시 단동에 가지 않았다. 연길에만 머물렀다. 나와 함께 두 차례 북한에 들어갔다는 것도 거짓말이다”라고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원씨는 2006년 5월 중국 심양공항을 거쳐 단동으로 이동해 북한의 지령과 공작금을 수령하고, 여동생(김씨)과 함께 도문을 거쳐 두 차례 북한에 잠입해 보위부와 접촉했다.

원씨도 7월 12일 ‘신동아’ 인터뷰에서 판결문 내용을 뒤집는 주장을 했다. 원씨의 새 증언은 여동생의 설명과 거의 비슷했다. 원씨는 인터뷰에서 “2006년 5월 연길공항으로 들어가 10일간 연길에만 머물다 귀국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증언은, 판결문에 적시된 원씨의 주요 간첩 행위가 2006년 5월 단동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점에서 이 사건 수사의 골격을 뒤흔드는 것이다.

‘신동아’는 또 2006년 경기지방경찰청에서 원씨 사건을 최초 내사했던 소진만(61) 전 경기경찰청 보안수사대장을 인터뷰했다. 소 전 대장은 인터뷰에서 “원씨 사건은 만들어졌다”며 조작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그는 “간첩이라고 하기에 원씨는 사생활이 너무 복잡했다. 경찰이 만들어 준 e메일을 사용해 북한 사람과 접촉하고 수사팀이 심어놓은 정보원(경찰)에게 돈을 빌린 뒤 갚지 않는 등 이상한 행태를 보였다. 국정원 측은 처음부터 ‘원정화는 간첩이 아니다’라고 못을 박았다. 30년간 대공 업무에만 종사했지만, 그런 간첩은 처음 봤다. 누군가의 의도에 따라 사건이 부풀려진 것이 분명하다. ‘신동아’(2014년 4월호, 5월호)가 조작 의혹을 제기한 후 모 기관 고위인사로부터 ‘언론과 접촉하지 말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자세한 내용은 7월 17일 발간된 신동아 8월호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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