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통진당과 지역연대 필요”… 안철수와 마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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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D-9]
경남지사 후보 야권연대 관련 “安도 단일화 반대 않기로” 주장
전해 들은 安, 아무런 언급 안해… 당지도부 “통진당은 안돼” 재확인

6·4지방선거에서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 문제를 놓고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와 문재인 의원이 충돌했다.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새정치연합과 통진당 후보 단일화 문제가 발화점이 됐다.

문 의원은 경남지역에서 통진당과의 야권연대와 관련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5주기였던 23일 경남 창원 분수광장 일대에서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 지원활동을 벌인 뒤 “오늘 (노 전 대통령 추도식이 열린) 봉하마을에서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와 만났을 때 야권연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당 대 당 연대는 곤란하지만 지역에서 후보 간 단일화는 반대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정애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미 의결한 ‘통진당과의 선거연대는 없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고 지금도 유효하다”며 “당 사무총장(노웅래 의원)도 이미 김 후보에게 통진당과의 연대는 없다는 방침을 재확인해줬다”고 지적했다. 통진당과의 야권연대는 있을 수 없으며 울산에서 후보가 통진당 등과의 야권후보 단일화에 합의했지만 중앙당이 무효를 선언했다는 점을 상기시킨 것이다.

당 관계자는 “문 의원이 안 대표 등과 야권연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 점을 안 대표가 보고는 받았지만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더라”고 전했다.

중앙당 방침이 알려지자 김경수 후보는 25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의 방침에 동의하기 어렵다. 선거 승리를 위해 재고(再考)를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는 “승리가 중요한가, 당 지도부의 자존심이 중요한가”라며 “지역의 명령은 야권이 힘을 합쳐 새누리당 독주를 막으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노무현 정부 대통령연설기획관과 노 전 대통령 사저 비서관 등을 지냈고, 문 의원의 핵심 측근이다. 김 후보는 “야권 통합으로 출범한 당이 왜 야권 연대를 반대하느냐”며 “영남에서 야당 간판으로 정치하고 선거 치르는 것이 얼마나 고통이고 외로운 길인지 아느냐. 도움을 못 줄지언정 이건 아니다”고도 했다.

당 지도부는 불쾌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문 의원과 김 후보의 발언은 안 대표 등 지도부에 공식적으로 반기를 든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19일에도 “몇 번 말했지만 통진당과의 연대는 울산에도 (불가) 지침을 준 바 있고, 그 지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쐐기를 박았다.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25일 “단일화 문제에 대한 원칙과 기본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다. 김 후보가 책임 있고 지혜롭게 잘 처리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문 의원에 대해선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당 관계자는 “벌써 친노(친노무현) 진영이 지방선거 이후 주도권을 놓고 당 지도부와 힘겨루기를 시작한 모양새”라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통합진보당#문재인#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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