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소외계층 찾아… 신당 첫 행보 ‘민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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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첫 지도부회의

“복지사각 해소 약속드립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오른쪽), 김한길 공동대표(왼쪽)가 27일 취약계층이지만 ‘공공근로소득이 있다’는 이유로 복지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서울 서대문구 이인숙 씨를 찾아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보완을 약속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복지사각 해소 약속드립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오른쪽), 김한길 공동대표(왼쪽)가 27일 취약계층이지만 ‘공공근로소득이 있다’는 이유로 복지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서울 서대문구 이인숙 씨를 찾아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보완을 약속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7일 새정치민주연합(새정연)의 첫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국회 회의실은 신당 출범에 맞춰 새롭게 단장됐다. 벽면은 당의 4대 가치인 한반도 평화와 국민화합, 민주화, 산업화 시대를 상징하는 그림으로 장식됐다. 특히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사진 위에 ‘산업화’라는 문구를 붙인 것이 눈길을 끌었다. 정강 정책에 신당의 전략적 가치로 ‘번영’을 포함시킨 것과 일맥상통했다. 맞은편에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 있긴 했지만 중도·보수 세력까지 아우르려는 새정연의 지향점을 분명히 드러낸 장면이었다.

○ 1호 법안은 ‘세 모녀 자살사건 방지법’

최고위에서 김한길 대표는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는 정치가 새 정치”라고 강조했다. 안철수 대표도 “그 어떤 정치 의제도 민생보다 우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새정연의 첫 1호 법안은 이른바 ‘송파 세 모녀 법안’이었다. 복지 사각지대의 그늘을 걷어내겠다는 취지다. 김 대표는 “민생 중심 삶의 정치에 나서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을 창당과 동시에 실천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최고위를 마친 두 대표는 서울 서대문구청 희망복지지원단을 찾았다. 이곳에서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공공근로소득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수급자에서 제외된 이인숙 씨(61·여) 집을 방문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보완을 약속했다. 지도부가 꾸려진 뒤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 “여당이 먼저 기초선거 공천 폐지 약속 지켜라”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압박하는 대여 공세의 포문도 열었다. 최고위에서는 정부와 새누리당에 대해 기초선거 공천 폐지 약속을 지키도록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창당을 통한 컨벤션 효과가 당내 무공천 철회 논란으로 희석되기 전에 ‘공약 파기’의 책임을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에 묻자는 것이다. 일부 최고위원은 규탄대회 등 대국민 홍보전을 주문했다고 한다.

기초선거 무공천 철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의원들의 목소리도 일단은 잠잠해졌다. 창당 직후부터 분란을 부추길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새 지도부가 대여 공세에 집중하는 것도 내부 분란을 잠재우려는 포석이다. 하지만 여권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무공천 철회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언제든지 불거질 수 있다. 기초선거 무공천 논란의 불길은 잡혔지만 불씨까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벌써 등장한 안철수 마케팅 27일 서울 서대문구 한 선거사무실 벽면에 새정치민주연합의 기초선거 예비후보자와 안철수 공동대표가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기초선거 무공천을 고수하면서 사진을 통해서라도 ‘기호 2번’ 효과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벌써 등장한 안철수 마케팅 27일 서울 서대문구 한 선거사무실 벽면에 새정치민주연합의 기초선거 예비후보자와 안철수 공동대표가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기초선거 무공천을 고수하면서 사진을 통해서라도 ‘기호 2번’ 효과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안철수-문재인 공동 유세 추진

새정연은 다음 달 조기 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해 지방선거 총력 체제로 전환하기로 했다. 통합 과정에서 빚어진 갈등을 최소화하고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김, 안 대표는 물론이고 문재인 손학규 정동영 정세균 상임고문 등 당내 대선주자급 인사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전면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당직자는 “특히 안철수, 문재인 두 사람의 합동유세는 화합과 단결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 대표 측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여전히 문 의원의 정계은퇴를 공개 요구하고 있어 두 사람의 화학적 결합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있다. 한 교수는 통화에서 “두 사람이 손을 잡고 함께 가는 것을 반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문 의원은 살신성인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황승택 hstneo@donga.com·배혜림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안철수#김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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