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백두 감독 “영화보다 더 참혹한 탈북자 실상… 휴머니즘 차원서 통일 얘기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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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 60년… 통일을 노래하다/캠프 그리브스 평화 포럼]
토크콘서트 패널로 참여한 영화 ‘48m’ 민백두 감독

“영 피스 리더(Young Peace Leader)같이 전쟁을 모르는 세대가 통일의 당위성에 공감하는 이런 자리가 중요합니다.”

27일 캠프 그리브스 평화포럼에서 토크콘서트 발표자로 나선 영화 ‘48m’의 민백두 감독(44·사진)은 통일에 대한 ‘공감’을 강조했다. 영화 ‘48m’는 죽음을 무릅쓰고 압록강을 건너는 탈북자들의 사연을 다룬 실화다. 48m는 압록강의 최단 폭이다. 민 감독은 우리 사회가 통일을 하자면서도 북한 주민의 인권과 탈북자 문제에 무관심하다고 꼬집었다.

“영화를 만들기 전에는 다른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탈북자들과 만나 인터뷰를 하다 보니 바로 옆에 사는 형제, 이웃의 외면할 수 없는 이야기가 되더군요.”

그는 우리 사회가 탈북자 문제에 무관심한 것은 소설보다 영화보다 더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쉽게 믿기지 않다 보니 탈북자 문제에 공감하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탈북자들을 인터뷰하면서 가장 많이 했던 말이 ‘거짓말 아니에요?’라고 되묻는 것이었습니다. 탈북 여중생이 중국에서 인신매매를 당한 뒤 60대 노인에게 팔려가 아이 둘을 낳았습니다. 미얀마 반군들은 동남아 탈북 루트에서 탈북자들을 납치해 마약 재배에 동원하고 운반을 시킨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민 감독은 “실상이 상상보다 끔찍해 오히려 영화에서 묘사 수위를 낮춰야 했다”고 말했다. 듣기조차 고통스러워 펑펑 운 적도 여러 번이었다고 고백했다.

“비용과 이익을 따지기 전에 통일은 ‘휴머니즘’ 차원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단지 북한에서 태어난 것이 죄인 사람들입니다. 그들과 같은 시대를 살고 있다면 당연히 관심을 기울여야죠. 영화 ‘48m’를 만든 이유이기도 하고요.”

파주=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캠프 그리브스 평화 포럼#민백두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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