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내 자격심사, 김종훈 낙마에 대한 정치보복”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8일 11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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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자신과 김재연 의원에 대한 자격 심사에 합의한 것에 대해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를 낙마시킨 것에 대한 보복행위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 의원은 18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조직법 합의라는 미명아래 자격심사 발의권을 합의했다"며 "이는 정치적 견해가 다르거나 정치적 반대자를 힘으로 제거하겠다는 매우 폭력적인 발상이며, 민주주의를 짓밟는 유신철권통치의 부활의 신호탄"이라고 주장했다.

여야는 하루 전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타결하면서 19대 국회 개원 합의사항이었던 통진당 이석기·김재연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도 윤리특별위원회에서 동시에 추진하기로 했다.

이 의원은 "미국의 이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미 CIA 관련자인 '검은 머리 미국인'인 김종훈 내정자의 낙마는 지극히 정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자격심사란 이름하에 정치적 보복행위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는 유신독재의 최후가 주는 역사적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이중국적 문제와 미 CIA 자문활동 경력 등에 대한 의혹 제기를 집중적으로 한 바 있다.

여야가 자격심사 배경으로 내세운 두 의원의 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당시 부정행위 혐의에 대해 부인하는 발언도 나왔다.

이정희 대표는 "이석기, 김재연 의원이 경선에서 어떠한 부정에도 관련되지 않았음이 객관적 자료로 이미 확인되었다"며 "대검 공안부가 무려 7개월 동안 수사력을 모두 동원해서 표적수사를 벌였지만 이석기, 김재연 두 의원은 어떠한 관련도 없어 기소조차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덧붙여 "헌법과 국회법에 따르면 자격심사는 법에 따라 의원 신분을 유지할 수 없는 의원을 대상으로 한다"며 "이석기, 김재연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 안 자체가 애초에 성립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민주통합당에 대한 섭섭한 마음도 숨기지 않았다.

이 대표는 "박기춘 원내대표의 자격심사 합의는 1956년 3대 대통령선거에서 큰 득표력을 보였던 조봉암 후보에 대해 이승만 정권이 진보당 사건을 일으켜 진보당에 대한 용공 딱지를 붙여 해산시키고 조봉암 선생을 허위사실로 사법 살인할 때, 수수방관하여 공범이 되었던 당시 민주당을 연상케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같은 한반도 위기상황에서 민주통합당이 해야 하는 일은 종북공세에 밀려 진보당 탄압에 동참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반대의 촛불을 함께 들고 박근혜 정부에게 대북특사를 보내서 대화의 물꼬를 트도록 요구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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