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감시할 공정위원장에 기업 변론 로펌 출신 한만수

  • Array
  • 입력 2013년 3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미래장관 최문기, 법제처장 제정부, 식약처장 정승, 보훈처장 박승춘

박근혜 대통령은 14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 최문기 KAIST 경영과학과 교수를, 장관급인 공정거래위원장에 한만수 이화여대 법학과 교수를 각각 지명했다. 두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정식 임명된다.

이날 한 후보자의 경력은 논란이 됐다. 22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한 후보자는 사법연수원 수료 직후 1984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들어갔다. 이후 1996년 법무법인 율촌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가 다시 김앤장으로 옮겨 2007년 퇴직할 때까지 대형 로펌에서만 23년을 근무했다. 경제민주화를 추진할 주무 기관장이 주로 대기업의 변론을 맡는 로펌 출신인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공정위는 직권조사와 전속고발권을 쥔 ‘경제검찰’로 통한다.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은 “공정거래위원장 자리에 하필이면 김앤장 출신을 임명하는지 우려스럽다”며 “김앤장은 사회 정의에 역행하는 숱한 논란의 한복판에 있고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국민적 박탈감의 상징”이라고 지적했다.

최 후보자의 인선은 김종훈 전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지 열흘 만에 이뤄졌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미래부 조직은 없지만 창조경제의 시동을 계속 걸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다.

최 후보자와 한 후보자는 모두 대선 기간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 역할을 한 국가미래연구원(미래연) 출신이다. 이들 외에 윤병세 외교부, 류길재 통일부,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이 미래연 출신이어서 미래연은 장관급만 5명을 배출했다. 곽상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최성재 대통령고용복지수석비서관도 미래연 출신이다.

미래연 관계자는 “한 후보자가 로펌 출신이지만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가 무척 강하다”며 “한 후보자는 미래연 경제민주화팀의 주축 멤버로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의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법제처장에 제정부 법제처 차장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는 정승 전 농림수산식품부 제2차관을 각각 내정했다. 국가보훈처장에는 박승춘 현 처장이 유임됐다. 새 정부 장차관급 인사에서 유임된 사람은 박 처장이 유일하다. 박 처장은 육사 27기로 김장수 대통령국가안보실장 내정자와 동기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박근혜#공정위원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