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당선인 작심 경고에 부처들 움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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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내세워 공약이행 반대에 불편한 심정”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이행에 소극적인 정부부처를 겨냥해 ‘불편한 마음’을 드러내자 관가는 긴장모드에 들어갔다. 박 당선인의 기류가 전해지자 각 부처에서는 박 당선인의 공약을 실행하는 쪽에 초점을 두고 업무보고 내용을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박 당선인이 후보 시절 내놓은 하우스푸어 대책인 ‘지분매각제도’에 부정적이었으나 15일 업무보고에 대비해 금융위 차원에서 열린 내부 회의에선 박 당선인의 하우스푸어 및 렌트푸어 공약을 이행하고 재원 대책을 마련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낮은 자세’를 내세우며 그동안 별다른 주문이 없던 인수위도 각 부처에 재원조달 방안을 적극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13일 류성걸 경제1분과 간사는 예산권을 갖고 있는 기획재정부의 업무보고에 앞서 “재정부가 당선인의 공약 실천을 위한 재원조달 방안을 마련하는 데 앞장 서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박선규 대변인이 12일 박 당선인의 ‘불편한 마음’을 언론에 전한 것은 부처이기주의에 대한 엄중한 경고로 해석된다. 박 당선인은 수차례 “국민을 중심에 놓으면 부처이기주의란 말이 나올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지만, 각 부처가 국민이 아닌 부처 논리에 매몰돼 관행적으로 문제에 접근하려는 태도를 보이자 실망했다는 것.

인수위 안팎에선 박 당선인이 불편한 마음을 표출한 정부부처로 보건복지부와 국방부를 지목하고 있다.

복지부는 최근 몇몇 언론을 통해 박 당선인의 대표 복지공약인 ‘기초노령연금 두 배 인상’과 ‘4대 중증질환 치료비 100% 국가보장’ 등에 대해 재원 확보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난색을 표한 바 있다. 국방부는 군복무 18개월 단축 공약을 ‘부사관 3만 명 추가증원과 국방비 2조6000억 원 증액’을 전제로 중장기 과제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재정난#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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