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실험 쇼크]추진체 추락 위치 보면 대기권 진입 각도 알 수 있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 사거리 계산 어떻게
ICBM은 우주서 각도 높여… 탄두 포물선 그리며 지상으로

12일 북한이 발사한 은하3호 장거리 로켓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사용하면 최대 사거리가 1만3000km에 이르는 것을 어떻게 계산할까. 전문가들은 은하3호의 비행궤도와 1, 2단 분리 과정, 위성의 무게 등 알려진 정보로 어느 정도 추론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은하3호에 위성 대신 탄두를 넣었다고 가정하고 이 탄두가 은하3호에서 분리된 뒤 추가로 날아간 궤적을 계산하면 된다. ICBM은 우주로 올라간 뒤 다시 아래로 떨어져 내려오는 ‘포물선’ 궤도를 그린다.

은하3호의 1단은 발사 지점에서 429km 떨어진 변산반도 부근 바다에 떨어졌다. 이때 로켓의 속도는 초속 2.6km 정도다. 로켓이 1단씩 분리될 때 초속 2.6km씩 속도가 붙는다. 3단이 모두 분리됐을 때 정확히 초속 7.8km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2단 로켓 분리 지점은 발사 위치에서 약 2600km 떨어진 필리핀 인근 해안이다. 은하3호가 2단 로켓이라면 여기서부터 지상으로 떨어지게 되는데, 이론적으로 로켓 추진에 의해 날아간 거리만큼 관성으로 비행할 수 있어 총 비행 가능 거리는 5200km로 추측할 수 있다.

은하3호는 3단이어서 마지막 3단 로켓으로 최소 1500km 이상을 더 비행한 것으로 보인다. 3단은 임무를 마치고 대기권에서 타버리기 때문에 찾을 수 없다. 3단 비행거리까지 합치면 추진력으로만 대략 4000km 이상을 날아간 것이다. 그 뒤의 관성 비행거리를 포함하면 단순 계산으로도 사정거리 8000km는 충분한 셈이다.

그러나 여기에 다시 ‘플러스알파(+α)’가 있다. 로켓이 ICBM과 인공위성을 우주에 내려놓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ICBM은 인공위성을 내려놓는 위치에서도 한참을 더 우주로 올라간다. 초속 7.8km로 지구 표면과 수평으로 탑재물(위성이나 탄두)을 내려놓으면 계속 돌게 되지만 각도를 23도 정도 위로 높여 우주로 더 올라가게 만들면 비행하다가 중력에 이끌려 지상으로 떨어진다. 하강하면서 초속 7.8km보다 속도가 더 붙어 추가로 2000∼5000km의 비행거리를 얻게 돼 사거리 1만 km가 넘는 미사일이 된다.

대전=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북미사일#icb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