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장거리 미사일 발사]北 위성발사 기술 대부분 확보… 스페이스클럽 10번째 가입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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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상 뛰어넘는 북한 기술력

기뻐하는 北주민들 북한이 장거리로켓을 발사한 12일 북한 주민들이 평양 3대혁명전시관을 둘러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평양=AP 연합뉴스
기뻐하는 北주민들 북한이 장거리로켓을 발사한 12일 북한 주민들이 평양 3대혁명전시관을 둘러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평양=AP 연합뉴스
북한이 ‘은하 3호’ 발사 성공으로 한국보다 빨리 ‘스페이스클럽’에 가입했다. 북한의 로켓 발사는 정치적인 쇼일 뿐 기술력이 낮아 성공하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을 뛰어넘은 것으로 국제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항공우주 전문가들은 북한이 실제로 발사체, 발사대, 위성 등 주요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스페이스클럽은 자국 영토의 발사장과 로켓을 이용해 위성을 쏘아 올리는 데 성공한 국가를 말한다. 채연석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위원은 “우주발사체에 필요한 1단 로켓 기술과 단 분리 기술 등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대부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러시아(당시 소련)가 1957년 10월 4일 ‘스푸트니크’ 위성 발사에 성공하면서 스페이스클럽의 첫 번째 국가가 됐다. 북한은 미국, 프랑스, 일본, 중국, 영국, 인도, 이스라엘, 이란에 이어 10번째로 스페이스클럽에 가입했다.

은하 3호의 높이는 나로호(33.5m)와 비슷한 30m 정도이고 무게는 80∼90t으로 140t인 나로호보다 가볍다. 로켓에 실린 위성인 ‘광명성 3호’의 무게는 나로호에 실린 나로과학위성과 같은 100kg으로 추정된다.

2단으로 이뤄진 나로호와 달리 은하 3호는 3단이다. 나로호가 1단은 액체연료, 2단은 고체연료를 쓰는 데 비해 은하 3호는 1, 2단은 액체연료, 3단은 고체연료를 사용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은하 3호의 1단 로켓 추력은 최대 120t으로 나로호 170t의 70% 정도다. 비행 거리는 약 1만∼1만3000km로 추정된다. 나로호는 1단의 강한 힘으로 고도 200km까지 올라간 다음 2단 로켓으로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킨다. 은하 3호는 1단이 고도 100km 정도에서 분리된 뒤 2단과 3단 로켓이 차례로 위성을 궤도까지 올려 보낸다. 단수가 많을수록 효율이 좋아 적은 힘으로도 비슷한 성능을 낼 수 있다.

북한이 추위에도 발사를 강행한 것에 대해 기온은 발사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정규수 전 국방과학연구소 연구원은 “날씨가 추우면 고무링, 플라스틱 부품 등이 딱딱해지기 때문에 조심할 뿐이지 춥다고 로켓을 못 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나로호의 경우 영하 10도보다 기온이 높아야 발사한다는 조건이 있다. 이는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엄격하게 적용한 기준이라는 설명이다.

정 전 연구원은 “은하 3호의 추진제(연료와 산화제)로 들어간 질산은 우주용보다는 공격용 로켓에 주로 쓰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로호의 액체연료는 가격이 저렴한 대신 휘발성이 강한 액체산소를 산화제로 쓰기 때문에 발사 직전에 주입해야 하는 불편이 따른다. 반면 은하 3호의 연료는 가격이 3배가량 비싸지만 로켓에 주입해 장기 보관할 수 있는 질산을 산화제로 쓴다. 추진제를 채운 채 미리 발사 준비를 해둬야 하는 무기용 로켓에 적당한 산화제인 셈이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대전=전승민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북한#미사일#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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