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로켓 발사대서 분리… 추진체 수리 착수한듯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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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기지의 발사대에 세웠던 장거리 로켓이 해체돼 지상의 조립동으로 옮겨진 정황이 11일 한국과 미국 정보당국에 포착됐다. 정부는 북한이 전날 발사 시한을 22일에서 29일까지로 연기한다고 발표하면서 공개한 로켓의 ‘1계단 조종발동기(1단 추진체 엔진계통)’의 기술적 결함을 고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정부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기술진은 11일 동창리 미사일기지 발사대에 장착했던 장거리 로켓의 1∼3단 추진체를 대형 크레인으로 분리해 지상의 트레일러에 실어 인근 조립동으로 옮기는 작업을 끝냈다. 북한은 발사대 주변의 가림막도 철거했으며 1단 추진체의 고장 부위를 수리하고 성능을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해체 정황은 미국과 일본의 정찰위성, 한국의 다목적 실용위성(아리랑3호)에 모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한미 정보당국은 이날 서울 용산구 한미연합사령부에서 가진 비공개 회의에서 북한이 1단 추진체의 고장 부위를 이른 시일 안에 수리해 예고한 발사 시한 내에 쏴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북한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국제해사기구(IMO)에 로켓 발사 예정 기간을 29일까지로 연장한다고 통보했다. 추진체 낙하지점 등은 앞서 통보했던 내용과 같았다.

로켓 해체는 예견된 상황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군 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기술적 결함 발생 부위로 추정되는 ‘추력방향조정기’나 ‘추력제어기’는 모두 1단계 추진체의 엔진 내부에 들어 있어 로켓을 발사대에 세워둔 채 교체나 수리를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기술적 결함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했다면 1주일 안으로 관련 부품을 교체하고 로켓을 다시 발사대에 세울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반면 로켓을 발사대에서 끌어내린 것은 결함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정황으로 해석돼 발사 시한인 29일 안으로 수리와 발사 준비를 완벽히 끝내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이 로켓 발사를 강행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를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압력도 거세지고 있다. 11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전 세계 28개 국가와 유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같은 국제기구가 외교장관 발언이나 성명을 통해 북한의 로켓 발사 계획을 비판하고 철회를 촉구했다.

정부는 이들 국가와 함께 북한의 로켓 발사를 막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할 방침이다. 특히 북한에 상대적으로 많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중국 러시아와의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 김규현 외교부 차관보와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2일 방한하는 이고리 마르굴로프 러시아 외교 차관과 공조 방안을 협의한다. 이어 17일에는 김봉현 다자외교조정관이 중국을 방문해 마자오쉬(馬朝旭) 외교부 부장조리 등과 논의할 계획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이정은·조숭호 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장거리로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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