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8] “디비질까” “택도 없는 소리” 뜨거운 PK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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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지역 민심 르포… 부산·경남 표심-판세는

“애나 디비질까(정말 뒤집힐까).” “택도 없는 소리 해 쌌네(턱없는 얘기 하고 있네).”

이번 대선에서 수도권 다음의 승부처로 꼽히는 부산·울산·경남(PK) 지역과 관련해 현장에서 심심찮게 들리는 대화다. 안철수 전 후보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적극 지지하며 부산에서 첫 유세를 한 것이 ‘박근혜 대세론’을 흔들어 놓을 것이라는 예측과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PK 지역 유권자는 616만8494명으로 전국 유권자의 15.8%다. 대구·경북(TK) 지역 표심과 호남 지역 표심이 비슷한 비율로 여야 후보를 지지할 경우 PK 민심은 이번 대선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여야가 승부처로 삼는 것도 이런 이유다.

동아일보의 3차 유권자 심층면접에서도 누구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판세를 보는 시각이 달랐다. 박 후보 지지자 대부분은 부산 출신인 두 후보의 단일화가 대선 결과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으로 봤다. 경남 창원에서 사업을 하는 정모 씨(49·박근혜 지지)는 “어떤 시대인데 출신 지역을 따지느냐. 경남에서 구시대적인 구호는 안 먹힌다”고 말했다.

반면 문 후보 지지자들은 ‘지원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부산 금정구에 사는 주부 정모 씨(51·안철수 지지하다 문재인 지지로 변경)는 “이왕이면 다홍치마 아니냐”며 “동남권 신공항 건설과 해양수산부 부활 등 지역 현안이 실현될 수 있도록 부산 출신 후보를 찍겠다”고 말했다. 부경대 3학년 김모 씨(22)는 10일 “안 전 후보가 희망했던 ‘새 정치’를 문 후보가 잘 실천할 것으로 보고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에서는 아직 안 전 후보의 지지선언 효과가 두드러지지는 않고 있다. 박 후보에 대한 PK 지역 지지도는 55.3∼59.2%. 문 후보는 26.7∼39.9% 선이다. 문 후보와 안 전 후보가 부산에서 공동유세를 벌인 7일 이후 조사에서는 20% 안팎이던 부동층이 옅어지면서 문 후보와 박 후보가 동반 상승했다. 조선일보의 5일 부산 여론조사에서 48.1%(박) 대 36.9%(문)에서 8일 61.9% 대 30.0%로 격차가 벌어졌다. 그러나 한겨레신문의 PK 전체 조사에서는 두 후보의 격차가 1일 22.0%포인트에서 8일 9.3%포인트로 좁혀졌다.

신공항 건설 무산과 해양수산부 폐지, 저축은행 사태 등 현 정부 들어 ‘PK 소외론’이 광범위하게 퍼지면서 여권이 긴장했지만 4월 총선 이후 계속돼 온 박근혜 바람은 아직까지 건재하다고 새누리당은 주장한다. 새누리당은 PK에서 65%대 득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문 후보가 PK에서 40% 이상을 득표하면 전체 판세가 위태로워진다”며 “보수 세력과 농촌지역 유권자들을 결집시키는 것이 중요한 선거전략”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4월 총선 당시 부산·경남의 야당 득표율(42%)을 근거로 40% 이상의 득표를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안 전 후보의 지지 유세 이후 젊은층을 중심으로 PK 지역 민심이 요동치기 시작했다”며 “선거 막판 ‘부산 후보를 뽑자’는 여론이 생겨 부동층 대부분이 문 후보를 찍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원=강정훈·부산=조용휘 기자 manman@donga.com
#대선#민심#표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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