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3]朴 “호남의 눈물 닦아주겠다” 文 “安뜻대로 네거티브 자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6일 03시 00분


■ TV토론후 유세 2라운드… 朴 굳히기냐 文 뒤집기냐

18대 대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5일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TV토론 준비로 중단했던 대규모 유세를 다시 시작하며 대선 2라운드에 돌입했다. 박 후보 측은 박빙 우세에서 ‘마의 50%’ 돌파를 위한 굳히기 전략에 들어갔다. 박 후보 측은 안철수 전 후보가 더이상 대선 판을 뒤흔들 큰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박 후보는 맞춤형 지역 공약을 내놓는 ‘실핏줄 공략’으로 지역 민심을 파고들 예정이다.

문 후보 측은 새 정치와 민생공약을 앞세우는 전략을 세웠다. 문 후보는 선대위 회의에서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주는 검증은 사실에 입각하더라도 자제하는 게 좋겠다”며 네거티브 자제를 당부했다. 안 전 후보의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4일 TV토론에서 제기된, 박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받은 6억 원에 대해서는 공세를 이어갔다.

박용진 대변인은 “지금 당장 6억 원의 사회환원 계획을 밝히는 게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분의 바른 태도”라며 “이건 네거티브가 아니다”라고 토를 달았다. 이에 대해 서병수 새누리당 선대위 당무조정본부장은 “캠프 차원에서 아직 논의된 건 없지만 박 후보가 약속한 만큼 자연스럽게 환원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 朴, 취약지 광주-전남 방문 “지역별 실핏줄 공략 승부”


■ 탕평인사-균형발전 약속

만두를 사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5일 오전 전남 여수시 서시장을 방문해 만두가게 상인과 인사하며 만두를 사고 있다. 여수=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만두를 사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5일 오전 전남 여수시 서시장을 방문해 만두가게 상인과 인사하며 만두를 사고 있다. 여수=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5일 오후 5시 20분 광주 동구 남광주시장 주차장. 지난달 12일에 이어 23일 만에 광주를 찾은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유세차량에 오르자마자 ‘국민대통합’을 강조했다. 글로벌 경제위기를 언급한 그는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야 극복할 수 있다”며 “호남의 여러분이 국민대통합의 새 시대를 열어 달라”고 호소했다.

비가 내리는 날씨에도 유권자 500여 명이 운집하자 빨간색 비옷을 입고 나온 박 후보는 연신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유권자들도 ‘박근혜’ 등을 외치며 화답했다. 핵심 참모였던 이춘상 보좌관의 교통사고 사망과 TV토론으로 사흘간 중단했다가 다시 시작한 유세였지만 박 후보는 비교적 안정을 찾은 모습이었다.

그는 국민대통합 방안으로 탕평 인사와 지역균형발전을 제시했다. 그는 “제일 먼저 대탕평 인사부터 펼쳐갈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인사 제1원칙은 오직 품성과 능력”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전국이 골고루 발전할 수 있도록 확실한 지역균형발전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핵심 실세였던 참여정부는 호남에서 90%가 넘는 압도적 지지를 받았지만 집권하자마자 호남의 뿌리였던 정통 야당을 없애고 분열과 갈등의 역사를 썼다”며 “또다시 호남에 와서 표를 달라고 하는데 여러분은 또 속으시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호남의 상처와 눈물을 짊어지고 여러분의 눈물을 닦아 드리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하루 종일 광주와 전남을 누비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약속했다. 오전에는 여수 서시장에서 상인들의 애로를 들었고, 오후에는 순천 웃시장과 목포역 앞을 잇달아 찾았다.

광주=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 文 “정치바꾸는 ‘국카스텐’ 될 것” 安지지층 20대 표심에 호소 ▼


서울 대학가 릴레이 유세

포옹을 하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5일 오후 함박눈이 내리는 가운데 서울시립대를 찾아 한 학생과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포옹을 하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5일 오후 함박눈이 내리는 가운데 서울시립대를 찾아 한 학생과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5일 거센 눈발을 뚫고 서울의 대학가를 찾아 반값 등록금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약속하며 20대 유권자 표심을 공략했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시립대 유세에서 “이명박 정부에서 부자 감세로 깎아준 100조 원이면 모든 대학교가 20년 동안 반값 등록금을 할 수 있다”며 “투표로 심판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안철수 후보와 진보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아름다운 결단을 해주셨는데 제가 부족해 감동을 주는 단일화를 하지 못했다”면서 “단일화 과정의 아픔을 넘어 한데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전 후보의 주된 지지층이었던 20대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자신을 지지해 줄 것을 당부한 것이다.

문 후보는 한양대 유세에서는 “100조 원이면 연봉 2000만 원을 받는 일자리 500만 개를 만들 수 있다”며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과 부자 감세를 동시에 비판했다. 홍익대 앞에서는 인기 밴드인 ‘국카스텐’을 언급하며 “제가 정치를 바꾸는 ‘국카스텐’이 되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가 충남, 호남을 방문하려던 원래 계획 대신 서울시내 대학을 순회하자 캠프 안팎에선 안 전 후보와의 회동에 대비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한때 ‘안 전 후보가 대학가 유세 현장에 깜짝 방문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지만, 두 사람의 회동 불발 소식이 전해지면서 기대는 수포로 돌아갔다.

정책 대결을 선언한 문 후보 측은 이날 정책공약 시리즈 브리핑 첫 번째로 ‘의료비 본인부담 연간 100만 원 상한제’를 다시 들고나왔다. 우상호 공보단장은 “의료비 100만 원 상한제는 여론조사 결과 선호도가 가장 높고 국민의 80% 이상이 찬성하는 정책”이라고 말했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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