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5]安 “새정치 담대한 정진”… 화끈한 文 밀어주기는 없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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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5년 뒤 겨냥 정치독립선언… 대선에 미칠 영향은

3일 안철수 전 대선후보가 던진 메시지만으로는 현재의 대선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안 전 후보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다시 확인했지만 그 내용과 형식이 지난달 23일 후보사퇴 당시의 발언을 반복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안 전 후보가 이날 어느 정도의 강도로 문 후보를 지지할지가 정치권의 초미의 관심사였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근소하게 앞서가는 현재의 구도가 바뀌려면 마치 안 전 후보가 직접 대선에 출마한 것 같은 효과를 주는 ‘고강도’ 지지 선언이 있어야 한다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전 후보를 지지했다가 부동층으로 돌아선 유권자들이 전체 유권자의 6∼7%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 만큼 이들이 어느 후보를 지지할지, 투표장에 나갈 것인지 등은 박빙 승부에서 주요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 전 후보는 문 후보에 대한 ‘성원’을 언급하면서도 결국 ‘나의 길을 가겠다’는 데 방점을 뒀다.

일각에선 선거법 문제를 들기도 하지만 다른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문 후보에 대한 지지와 투표 참여를 호소할 수 있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정치학)는 “문 후보가 안 전 후보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변화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문재인의 ‘운명’은 안철수가 아닌 문재인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열흘 안에 안 전 후보가 문 후보와 공동유세를 할 정도의 적극적인 지원에 나선다면 문 후보의 극적인 반등도 가능하다고 예측했다. 2002년 대선 당시에도 정몽준 후보가 공동유세에 나선 것은 12월 9일부터였기 때문에 시간은 아직 남아있다는 것이다. 박 후보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와의 격차를 조금 벌렸지만, 자신의 지지도 자체가 그리 높아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최진 소장은 ‘안철수 태풍’과 안-문 단일화의 시너지효과는 이미 거의 정리돼 안 전 후보가 고강도의 지원 발언을 했다하더라도 대세에 영향을 못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최 소장은 “단일화 협상 과정의 신경전으로 예민해진 안철수 지지표는 안 전 후보의 사퇴 후 이미 문 후보와 박 후보 쪽으로 흩어져 갔고, 남은 부동층도 응집력이 약해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차라리 문 후보는 ‘단일화 지상주의’에서 벗어나 안 전 후보의 지원 외에 국민의 마음을 잡을 다른 정책과 전략을 내놓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안철수#해단식#정치독립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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