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일만에 등장한 이설주…“임신30주 추정”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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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 나온 모습으로 김정은과 공연-축구경기 관람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부인 이설주가 52일 만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설주는 29일 열린 김일성종합군사대학 창립 60주년 기념 모란봉악단 공연에 김정은과 함께 참석했다. 이설주는 이날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인민체육대회 축구 결승 경기에도 부부동반으로 나타났다.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서 이설주는 허리 주변이 불룩한 데다 얼굴이 심하게 부은 모습으로 전형적인 임신 징후를 나타냈다. 이날 이설주가 입고 나온 베이지색 코트도 체형을 가리는 임부복 타입의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다. 평소 원피스나 투피스 양장을 즐겨 입는 이설주가 코트 차림으로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고대안암병원 홍순철 교수(산부인과)는 30일 “사진에 나타난 배 모양으로 미뤄 이설주는 임신 30주 안팎으로 추정된다”며 “이를 기준으로 역산하면 처음 대중 앞에 나타났을 때 이미 임신한 상태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설주는 7월 6일 모란봉악단 창설 기념식에 참관하면서 처음 공식 석상에 등장했다.

정부 당국자는 “그동안 김정은은 평양 경성유치원을 방문해 아이들과 놀아주는 등 ‘자상한 남편, 다정한 아버지’ 모습을 연출하려 애써 왔다”며 “부인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공개함으로써 ‘안정적 지도자상’을 구축하는 데 가속도를 내려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출산일이 다가옴에 따라 이설주가 대외활동을 지속할지는 불투명하다. 통상 임신 기간이 40주임을 고려하면 출산 예정일은 이르면 내년 1월 초가 된다. 앞으로 출산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김정은과 이설주는 둘째 자녀를 보게 된다. 국가정보원은 7월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이들 부부 사이에 이미 자녀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한 바 있다.

북한은 지난달 8일 이설주가 모습을 감춘 이후 나돌던 갖가지 의혹을 불식하려는 듯 모두 6개 면을 발행하는 노동신문 30일자에 1면부터 4면까지를 할애해 김정은과 이설주의 행사 참가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설주의 등장으로 이설주가 김일성·김정일 배지를 달지 않는 등 파격적인 옷차림으로 원로들의 불만을 샀으며 이 때문에 자숙하고 있다는 일각의 관측은 신뢰도가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설주는 이번에도 김 부자 배지를 달지 않은 모습으로 등장했다.

북한 인사들과 가까운 유럽의 한 교포는 “최근 북한 외교관 여러 명을 저녁식사에 초대했는데 아무도 김 부자 배지를 달지 않았다”며 “북한이 배지 착용에 상당히 자율성을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북한#이설주#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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