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어선 야간에 연평도 동쪽으로… 이례적 경로 통해 NLL 침범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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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北 대선개입 시도 중단하라”
北어선 일반적 동선과 달라… 軍 “정찰조 태웠을 가능성”

북한 어선 1척이 25일 오후 9시 38분경 서해 연평도 인근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다가 한국 해군의 경고통신을 받고 되돌아갔다. 북한 어선의 NLL 침범은 이달 들어 7번째다.

군 관계자는 26일 “북한 어선은 연평도 동쪽 NLL 해상을 0.4마일(약 740m)가량 넘어왔다가 우리 해군 고속정이 긴급 출동해 경고통신을 하자 곧바로 퇴각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북한 어선이 야간에 NLL을 넘어온 것은 극히 이례적이고, 침범 경로도 예사롭지 않다”며 “지금까지 북한 어선 대부분은 연평도 서쪽의 NLL 해상을 침범했는데 이번엔 동쪽으로 넘어와 그 의도를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 어선들의 잇단 NLL 침범이 주야간에 걸쳐 한국군의 전반적인 경계태세를 떠보려는 의도가 높은 것으로 추정한다. 일각에선 북한이 어선에 대남 정찰조 등 군 요원을 태워 NLL 침범을 거듭하면서 한국군의 동향과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26일 북한 어선들의 최근 서해 NLL 침범 등을 80여 일 앞둔 한국 대선에 대한 북한 정권의 개입 시도로 규정하고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북측에 촉구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정부는 회의에서 NLL 추가 침범 등 북한의 ‘정략적인 기획 도발’에 철저히 대비하면서 북한이 도발하면 강력하게 응징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튼튼한 국가안보 태세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날 한국군이 북한 어선에 경고사격을 가한 데 대해 “(남측이) ‘북에 의한 안보위기’를 극대화해 사태를 역전시킬 수 있는 충격적 사건을 조작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논평에서 “안보 문제를 부각시켜 통일민주세력에 쏠리는 민심을 차단함으로써 불리한 대선 정세를 역전시키려고 타산(계산)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북한 어선#NLL 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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