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첫단추 잘못 꿴 민주… 흥행부진 네탓만

  • 동아일보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 흥행 부진을 둘러싼 책임론이 본격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선거인단 규모가 기대 이하인 데다 투표율도 점점 하락하면서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1일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이 대표는 전날 열린 충북 경선을 거론하며 “네 후보가 페어플레이를 하면서 서로 간의 좋은 정책을 제시하는 경선이 진행됐다”고 자화자찬했다. 이에 김한길 최고위원은 “후보들이 ‘당이 계파 이기주의나 패권주의에 빠져 있다’고 지적하는 것은 매우 아픈 일”이라며 “12월에 우리는 땅을 치며 통곡하게 될지 모른다”고 받아쳤다.

이어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는 한 최고위원이 제주 모바일 투표의 문제점을 집중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이 대표가 ‘이미 끝난 사안’이라며 역정을 냈고 회의를 종료할 때 의사봉이 부러지지 않을까 할 정도로 강하게 내려쳤다”고 전했다.

이날 부산에서 열린 경선후보 TV토론에서는 문재인, 손학규 후보가 날카롭게 대립하며 얼굴을 붉혔다. 손 후보가 “4월 총선에서 낙동강 벨트를 지키겠다고 했는데 혼자만 당선된 것 아니냐”고 공격하자 문 후보가 평소답지 않게 흥분하며 “그렇게 부산 사정을 모르냐”며 언성을 높인 것.

손 후보는 작심한 듯 “문 후보는 부산 사상구에 출마하면서 기득권에 안주했고 낙동강 벨트를 주장하며 지역정치에 안주했다. 담합 정치의 한가운데 서서 계파정치에 안주하면서 새로운 정치를 얘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 후보가 굳은 표정으로 “국민들 보는 앞에서 좀 지나친 모습”이라고 했지만 손 후보는 “솔직하게 반성하고 성찰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공격을 그치지 않았다. 손 후보는 문 후보에게 “이번 경선이 공정하다고 생각하느냐”며 따지기도 했다.

한편 이날 오전 진행된 인천 모바일 투표가 시스템 오류로 중단됐다 10여 분 만에 재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모바일 투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한층 높아졌다. 1일엔 전주에서 전북지역 경선이 치러진다. 전북 선거인단은 9만5707명으로 지금까지 진행된 제주 울산 강원 충청을 합한 것보다 많다. 전북 경선은 경선 판도를 좌우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민주 경선#흥행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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