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천 전날 朴 ‘죄송합니다’ 문자 보내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30일 03시 00분


코멘트

양경숙씨에게 공천뒷돈 준 혐의로 구속된 2인 진술
“양씨와 진행하는 프로젝트 성공 기대” 문자 보내자
실제 박지원 쓰는 전화번호로 “어렵습니다” 답 문자

총선 비례대표 공천 뒷돈 의혹 사건에 휩싸인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깊은 상념에 잠겨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총선 비례대표 공천 뒷돈 의혹 사건에 휩싸인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깊은 상념에 잠겨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공천 청탁과 함께 양경숙 씨에게 각각 17억 원과 12억 원을 건넨 혐의로 구속된 이양호 씨(서울 강서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와 정일수 씨(부산지역 시행업체 대표)가 공천 확정 전날 박지원 원내대표와 공천 여부를 묻고 답하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이는 박 원내대표가 이들로부터 공천 부탁을 받고 성사 여부를 확인해 답을 해준 것으로 볼 수 있어 공천비리 의혹을 밝히는 결정적 정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들이 양 씨에게 건넨 돈이 박 원내대표에게 전달됐는지 집중 수사하고 있다.

이 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민주당 비례대표 공천 확정발표 전날인 3월 19일 밤 박 원내대표에게 공천 여부를 묻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어렵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양 본부장(양경숙)과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성공하기를 기대합니다’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박 원내대표가 ‘죄송합니다. 어렵습니다’라는 답장을 보내왔다는 것.

정 씨도 검찰에서 “이 씨와 비슷한 시간대에 박 원내대표에게 ‘좋은 소식 바랍니다’라고 문자를 보냈는데 ‘좋은 소식 전해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라는 답신이 왔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누군가 박 원내대표 명의를 도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하지만, 실제로 이 문자메시지는 박 원내대표가 사용하는 전화번호로 이 씨 등이 먼저 문자를 보낸 뒤 답신을 받았기 때문에 조작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3월 20일 비례대표 39명의 후보명단을 발표했다.

검찰은 박 원내대표가 ‘양 씨와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의미를 곧바로 알아챈 점에 비춰 돈 제공자들의 공천 청탁 및 공천 뒷돈 제공 사실을 사전에 알고 있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이들이 2월 박 원내대표에게 후원금을 보내고 3월 양 씨와 함께 박 원내대표를 만나는 과정에서 공천 청탁에 대한 교감이 이뤄졌을 개연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구속된 양 씨를 상대로 이들로부터 받은 돈을 박 원내대표에게 전달했는지를 추궁하고 있다. 양 씨는 돈 전달 사실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양 씨가 지난해 12월 한 친노(친노무현) 인사에게 “선거홍보용 로고송 제작과 탑차 납품사업에 15억 원을 투자하면 당선안정권인 비례대표 13∼17번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e메일을 보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채널A 영상] “문자 발송시각, 朴대표는 비행기 탑승중”…‘박지원 문자’ 진실은?
#박지원#공천 뒷돈#문자메세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