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산업화의 功過 모두 안고 갈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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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 대구 -경북 연설회… 非朴, 5·16관련 공세 자제


▲동영상=김문수 ‘멱살’ 봉변, “네가 뭔데 박근혜를 욕해”
9일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열린 새누리당의 대선후보 경선 합동연설회는 ‘5·16 역사관 논란’도 비켜간 자리였다. 이날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8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연설회에서 비박(비박근혜) 후보들은 박근혜 의원에 대한 비판을 비교적 자제했다.

이 지역이 고향이자 정치적 기반인 박 의원은 “날씨 디게(많이) 덥습니다”라는 사투리로 연설을 시작했고 “고향에 반드시 승리해 돌아오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과거를 공격하면서 자랑스러운 성장의 역사조차 왜곡하고 부정하는 세력이 (국민의 꿈을 이루는 것을) 해낼 수 있겠느냐”며 “저는 산업화시대 민주화시대의 공도 과도 모두 안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5·16 역사관에 대한 비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경북 영천이 고향인 김문수 경기지사는 “객지에서 국회의원, 도지사를 했지만 어디에 있든지 간에 제가 대구·경북 출신이라는 것 자체가 자랑스럽다”라며 “박 의원에게 박수를 많이 쳐주시는데 저한테도 쳐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의) 절대권력 때문에 (공천비리 등) 부패가 일어난다. 저는 17대 총선 공천심사위원장을 할 때 수십억 원을 갖고 온 선배 의원들을 다 면박주고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그동안 ‘박근혜 저격수’ 역할을 했던 김 지사는 연설회 전 관중석을 돌며 인사를 하다 박 의원 지지자로 보이는 사람에게 멱살을 잡혀 실랑이가 벌어졌다. 수행원들의 제지로 사태가 확산되지는 않았다. 자신과 박 의원의 인생을 대비한 김 지사 측 동영상이 상영될 때는 “야, 이 ××야” “그만하라”는 욕설과 야유를 받았고, 김 지사가 연설을 시작할 때는 “치야라(치워라) 마. 집에 가자”는 소리도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이날 청중의 대부분은 박 의원 지지자였다. 박 의원이 연설할 때 체육관이 떠나가라 연호하는 등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박 의원의 연설이 끝나자 3000여 명이 일시에 빠져나가는 바람에 뒤이어 연설을 한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장내 정리를 하는 이 시간은 좀 (연설 제한시간에서) 빼줬으면 한다”고 부탁하기도 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40여 년 전 포스코를 건설하는 등 통찰력을 보인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박수를 부탁드린다”며 분위기를 띄운 뒤 “그 리더십을 그 딸이라야 꼭 계승할 수 있느냐. 안상수가 할 수 있다”고 말해 웃음과 박수를 유도했다.

공천 뒷돈 의혹 사건을 둘러싼 공세는 이날도 계속됐다. 김태호 의원은 “공천 비리로 인한 부끄러운 당이 아니라 자랑스러운 새누리당으로 변해야 한다”라며 “(박 의원은) 불통과 오만을 버리고 이제 당이 국민 앞에 다시 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임 전 실장은 “이런 일(공천 뒷돈 의혹)이 벌어지는 것은 당에 건강한 비판이 살아있지 못하고 당내 민주주의가 병들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채널A 영상]박근혜 연설 끝나자 자리 뜨고…김문수 멱살 잡히고…

김천=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대구 경북 새누리당#김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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