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군불 때고 진중권 부채질, 통진당 갈라서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30일 12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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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내 제2세력인 국민참여당계의 리더 격인 유시민 전 통진당 공동대표가 탈당 가능성을 시사하는 글을 남겼다. 진보진영 대표 논객으로 꼽히는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맞장구를 치듯 새로운 진보정당 설립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유 전 대표는 29일 오전 당 게시판에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가자는 통합정신을 살리고 당을 혁신할 가능성이 보일 경우에는 당에 남아 기득권을 지키려는 세력과 싸우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굳이 당 안에서 투쟁을 계속 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유 전 대표는 이 글을 이날 오후 열린 참여당계의 향후 진로 논의 모임에 앞서 올렸다. 그는 이날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러분(참여당계 당원)이 행동방침에 뜻을 모으면 그것이 무엇이든 그대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참여계는 200여 명은 이날 오후 대전에서 열린 긴급모임 후 "지금의 통합진보당으로는 대중적 진보당 구현과 야권연대,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냈다. 사실상 당 해산 혹은 집단탈당에 이은 신당 창당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

참여계인 천호선 통진당 최고위원은 30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과연 이런 분들(이석기·김재연 의원이 속한 구 당권파)과 함께 국민들에게 책임지는 정당을 할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가 든다"고 말해 이런 분위기를 뒷받침 했다.

한편 진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통합진보당은 이미 끝났다. 이번 일(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안 부결)로 자체 혁신은 불가능하다는 게 입증됐다"며 "진보정당을 포기할게 아니라면, 고생할 생각하고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NL이든 PD든 적어도 20세기 후반 이후에는 적합성을 상실한 낡은 이념"이라며 "거기에 집착하는 것 자체가 수구적 태도"라고 통진당 구 당권 파를 질타했다.

그는 "통진당 사태는 '진보'를 자처한 세력의 다수가 실제로는 일반 유권자들의 눈높이도 못 맞추는 처참한 수준의 정치적 후진성을 갖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 주제에 무슨 진보를 합니까"라고 일갈했다.

진 교수는 "새로운 진보정당은 '사민당'이나 '사회당'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각자 원하는 대로 정치적 이념들을 갖되, 사민주의 정도를 최저 강령으로 공유하는 연합정당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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