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 경선캠프가 젊은 실무진 중심의 6개 본부 체제로 구성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위원장 측 인사는 4일 “6개 본부에 소수의 의원과 25명가량의 실무진이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6개 본부는 △총괄 △정책·메시지 △홍보·미디어 △직능 △조직 △재외국민 등이다.
총괄본부장은 최경환, 직능본부장은 유정복, 조직본부장은 홍문종 의원이 맡는다. 3선 의원인 이들은 캠프에 전념하기 위해 국회 상임위원장직도 신청하지 않았다. 정책·메시지본부장은 안종범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조인근 전 비대위원장 비서실 부실장은 부본부장으로 안 의원과 손발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별도 조직인 공보단은 윤상현 의원이 이끌고 전현직 의원 2, 3명이 공보특보로 합류한다. 박 전 위원장은 출마 선언 이후 기자들과의 접촉을 확대하자는 실무진의 의견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괄본부 산하에는 일정·민원팀과 전략·기획팀이 배치된다. 네거티브 대응팀과 여론조사팀은 캠프에 합류하지 않고 외곽에서 별도로 활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보·미디어본부에는 영상감독 출신 등 정치권과 무관한 전문가 10∼15명이 참여한다. 이들 중 상당수는 2007년 대선 이후 박 전 위원장의 홍보 영상을 꾸준히 제작해 온 외곽조직 ‘마포팀’ 구성원이다. ‘마포팀’을 이끌던 백기승 전 경선캠프 홍보기획단장은 언론 보도에 대응하는 공보 쪽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홍보·미디어본부를 외부 인사들로 채우는 것은 참신한 아이디어로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박 전 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4·11총선 때도 유명 카피라이터 출신인 조동원 씨를 당 홍보기획본부장으로 영입해 당명과 당 로고, 상징색을 새롭게 바꿨다.
고문단은 젊은 실무형으로 캠프를 구성한다는 기조에 따라 캠프 안에 두지 않기로 했다. 김종인, 이상돈 전 비상대책위원의 캠프 합류를 두고는 여러 해석이 나온다. 두 사람은 자타가 공인하는 ‘빅 마우스’다. 이들은 총선 당시 ‘당 정강정책에서 보수 삭제’ ‘이재오 의원 등 친이 주류 용퇴론’ 등을 제기하며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이었다.
캠프 가동 첫날인 2일에는 김 전 비대위원과 이한구 원내대표가 경제민주화를 놓고 정면 충돌했다. 친박(친박근혜)계의 한 재선 의원은 “‘박근혜 캠프’가 당 지도부를 공격하면 ‘박근혜당’이란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두 사람의 존재만으로 박 전 위원장 캠프가 이명박 정부와 확실하게 차별화된다는 점도 이들이 캠프에 합류한 배경으로 꼽힌다. 비대위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이 전 위원의 튀는 발언에 박 전 위원장이 주의를 주기도 했지만, 박 전 위원장이 하기 힘든 껄끄러운 얘기를 대신 해준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의 ‘저격수’로서 대선 국면에서 야권의 ‘정권심판론’을 차단하는 데도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위원장 캠프에선 두 사람이 박 전 위원장에게 공개적으로 쓴소리를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사라는 점에서 박 전 위원장의 불통 이미지를 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감도 형성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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