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도 친노독주 견제… ‘이해찬 대세론’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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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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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깜짝 1위… 김한길 2위 이해찬은 3위에

광주서 노무현 전 대통령 3주기 추도식 22일 노무현 전 대통령 3주기 추도식이 열린 광주 동구 금남공원 분향소에서 윤봉근 광주시의장, 김한길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당선자, 강운태 광주시장, 박준영 전남지사(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등이 묵념하고 있다. 광주=뉴스1
광주서 노무현 전 대통령 3주기 추도식 22일 노무현 전 대통령 3주기 추도식이 열린 광주 동구 금남공원 분향소에서 윤봉근 광주시의장, 김한길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당선자, 강운태 광주시장, 박준영 전남지사(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등이 묵념하고 있다. 광주=뉴스1
이변의 연속이다. 민주통합당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전당대회 광주·전남 순회 경선에서는 이 지역 출신 강기정 후보가 1위를 차지했다. 22일 전남 화순에서 열린 광주·전남 대의원 투표에서 강 후보는 전체 978표(1인 2표) 중 488표를 얻었다.

2위는 김한길 후보(437표)였고, 이어 이해찬(371표), 추미애(282표), 이종걸(127표), 우상호(111표), 조정식(103표), 문용식 후보(37표) 순이었다. 울산, 부산, 광주·전남 등 세 번의 경선에서 1위가 모두 바뀌면서 전당대회가 회를 거듭할수록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

울산과 부산, 광주·전남 등 3개 지역 누적 득표 수는 이해찬 후보가 772표로 1위를 기록했지만 2위인 김 후보(744표)와는 불과 28표 차이다. 김 후보는 첫 경선인 울산에 이어 민주당의 상징적 지역인 광주·전남에서 이 후보를 제치는 저력을 보여줬다.

○ 호남은 ‘친노’와 거리두기?

전통적 지지층인 호남 표심의 압축판인 광주·전남 경선에서 친노(친노무현)그룹 좌장인 이해찬 후보가 비노(비노무현) 주자인 김한길 후보에게 밀려 3위에 그친 것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비노 인사로 분류되는 김 후보와 2003년 열린우리당 분당 때 민주당에 잔류했던 추 후보가 선전한 것도 의미가 크다. 비록 누적 합계에선 이 후보가 여전히 선두지만 ‘이해찬 대세론’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친노 독주 체제인 당에 대한 경고등이 켜진 것이란 분석이 있다. 당내에선 “당심이 친노와 거리가 있는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후보는 이날 합동연설에서 이 후보를 향해 “4년 전 대선후보 경선에서 떨어진 뒤 지도부를 비난하며 탈당했다”고 몰아붙였다. 전날 부산 경선에서 이 후보가 김 후보를 향해 “2007년 2월 ‘노무현 시대는 끝났다’며 의원 23명을 데리고 열린우리당을 탈당했고, 2008년 1월 ‘오만과 독선의 노무현 프레임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며 대선 패배를 전부 노무현 탓으로 돌린 사람”이라고 비난한 것에 역공을 가한 것.

두 후보 측은 경선 룰을 둘러싼 신경전도 벌였다. 김 후보는 “‘정책 대의원’이 5000여 명이나 돼 아무리 열심히 전국을 돌아다녀도 (승부가) 뒤집어질 수 있다”며 “그쪽(이 후보 측)이 또 다른 안전판을 둔 것이다”라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친노그룹 등 당 주류가 한국노총 등 시민사회단체에 정책대의원이란 명분으로 전체 대의원의 30%를 할당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 후보 측은 “정책대의원은 시민단체, 노동계 등과 통합정신을 살리자는 취지이며, 특정 후보의 유불리와는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 2순위 표를 잡아라

민주당 경선의 대의원 투표는 1인 2표제다. 개별 대의원들이 두 번째 표를 어느 후보에게 던질지에 대한 전략적 선택이 순위 다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날 광주·전남 경선도 2순위 표에서 승부가 갈렸다는 분석이 많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울산에 이어 이날도 친노 독주에 대한 대의원들의 견제심리를 자극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최대 승부처는 대의원 비율이 25%로 가장 높은 수도권 경선이다. 충청 출신의 이 후보 측은 “충청권에서 몰표를 얻은 뒤 수도권에서 승리를 확정짓겠다”고 했고, 김 후보 측은 “수도권에서 몰표를 얻어 대역전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수도권 경선은 다음 달 9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치러진다.

화순=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호남#친노#이해찬#강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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