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D-4]안철수 9일 부산 방문說에 與野 화들짝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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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부산대 특강 검토”… 고민 끝에 없던 일로

6일 저녁 정치권은 갑작스러운 ‘안철수 부산행’ 소식에 화들짝 놀랐다. 정치 행보에 시동을 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사진)이 이르면 4·11총선 이틀 전인 9일 부산대에서 특강을 할 것이란 말이 흘러나온 것이다. 안철수연구소 관계자도 “전날(5일) 부산대로부터 특강 요청을 받아 수락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소동은 서너 시간 만에 끝났다. 안 원장이 고민 끝에 부산행을 접기로 했기 때문이다. 안철수연구소는 이날 저녁 부산행 여부를 묻는 전화에 한동안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고 한다.

이렇게 안 원장의 부산행은 ‘검토 중’이란 풍문만으로도 정치권을 뜨겁게 달굴 만큼 민감한 사안이다. 민주통합당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부산 사상)이 직접 출마해 ‘낙동강 전투’를 지휘하고 있고, 새누리당 박근혜 선거대책위원장은 손수조라는 신예를 문 고문에 맞세우고 이날까지 선거 기간 중 다섯 번이나 부산을 찾을 정도로 ‘문재인 견제’에 공들이고 있다. 이런 부산을 안 원장이 찾는다면 부산이 총선을 앞두고 갑자기 ‘대선주자 빅3’의 격전장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최근 대학 특강에서 후보 선택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2030세대의 투표 참여를 독려한 그가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부산을 방문한다면 PK(부산 경남)는 물론이고 전국 판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부산은 안 원장이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다닌 고향이다.

안 원장이 부산행을 접은 이유는 무엇일까. “강연(9일)까지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게 안 원장이 이날 연구소를 통해 내놓은 공식적인 이유다. 하지만 안 원장 주변에선 그가 현 상황에서 부산이 갖는 정치적 무게를 부담스러워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측근 인사는 “최근 특강에서 기성 정치권을 ‘구체제’로 싸잡아 비판하고 자신은 여야도 아닌 ‘미래 가치 세력’으로 부각한 상황에서 여야가 격돌하는 부산을 찾는다면 삽시간에 진흙탕에 휘말려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범야권으로 분류되는 정치적 스펙트럼을 넓히려는 자신의 정치적 방향과도 맞지 않는다는 말도 나온다. 마침 강연 요청을 받은 9일 부산대 앞에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멘토 중 한 명인 소설가 공지영 씨와 ‘나는 꼼수다’의 김어준 씨가 민주당 지지 유세를 계획하고 있던 것도 부담이 됐을 듯하다. 안 원장의 한 지인은 “최근 전남대, 경북대 강연에서 ‘안철수 신드롬’을 재확인하며 자신감을 되찾은 만큼 무리하게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4·11총선#안철수#부산대특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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