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2012 4·11총선/표밭 현장을 가다]<10>전북 전주 완산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6일 03시 00분


새누리 예상 밖 선전… 민주-통진당 막판 단일화 가능성

《 민주통합당이 철옹성을 지켜온 전북 전주 완산을에선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가 의외로 선전 중이다. 이에 맞서 민주당 이상직 후보와 17대 의원을 지낸 통합진보당 이광철 후보 간 후보단일화가 추진되고 있어 단일화 성사 여부가 막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
■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

전북 전주 완산을의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왼쪽)와 민주통합당 이상직 후보(가운데)가 5일 각각 색소폰 연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거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이광철 후보(오른쪽)가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하는 기자회견 도중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전주=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전북 전주 완산을의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왼쪽)와 민주통합당 이상직 후보(가운데)가 5일 각각 색소폰 연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거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이광철 후보(오른쪽)가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하는 기자회견 도중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전주=변영욱 기자 cut@donga.com
5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 사거리. ‘이제는 정당보다 일꾼입니다’라고 쓰인 유세 차량에서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는 마이크를 잡고 유세를 하기보다는 연신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는 모습이었다. 흥겨운 로고송에 맞춰 춤을 추는 율동팀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색소폰 연주자의 감미로운 경음악이 흘러나왔다.

이곳은 새누리당으로선 절대적으로 불리한 지역. 정 후보는 철저히 ‘낮은 자세’로 임한다는 전략이다. 그는 “표를 달라고 하기보다는 새누리당에 대한 적대적인 정서를 없애는 데 모든 선거운동 방향을 맞췄다”고 말했다. 정 후보 측 선거운동원들은 오전 7시부터 온종일 비닐봉지와 집게를 들고 동네를 돌며 쓰레기를 줍는다. 또 경로당에서 노인들의 식사를 도와주기도 한다. 처음엔 새누리당 명함을 건네면 찢어버리거나 욕을 내뱉는 이들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야권이 후보단일화를 절실하게 논의할 정도로 위협적인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 정운천 후보는 ::


△전북 고창(58) △남성고, 고려대 농경제과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전 한나라당 최고위원 △국무총리 직속 새만금위원회 위원

전주=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 민주통합당 이상직 후보

이상직 민주통합당 후보는 5일 민주당 경선에서 자신에게 패했던 최형재 전 예비후보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 전 예비후보는 “전북도민을 홀대한 새누리당에 표를 줄 수 없다”며 이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정운천 새누리당 후보와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자 총력전에 나선 것.

캠프 관계자는 “결국엔 이길 것”이라면서도 “민주당이 각성해야 한다는 민심 이반이 피부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전주 완산을은 서울의 강남갑에 견줄 만큼 중도보수층이 많다고 한다.

이 후보는 “저가항공사인 이스타항공을 설립해 전북 젊은이들의 일자리 창출을 실천에 옮긴 경제·경영 전문가”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찾은 경로당에서 절을 하며 “미워도 기호 2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 70대 노인은 “호남서 새누리당, 영남서 민주당 의원이 나와야 나라가 발전하지만 팔이 안으로 굽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 이상직 후보는 ::

△전북 김제(49) △전주고, 동국대 경영학과 △현대증권 펀드매니저 △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굿월드자선은행 대표 △이스타항공 회장

전주=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 통합진보당 이광철 후보


이광철 통합진보당 후보는 5일 이상직 민주통합당 후보와 단일화 의사가 있음을 밝히는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렸다. 그는 최근 이상직 후보의 단일화 제안을 “위기 모면용”이라며 거부했지만 고민 끝에 “일방적 양보가 아니라 여론조사와 시민평가단의 평가로 후보를 정하는 방식의 단일화를 하자”고 역제안했다. 이날 새벽까지 캠프는 회견 사실을 몰랐다.

상황이 요동친 건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가 높은 지지도를 보이며 접전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상직 후보는 주가조작 혐의를 받은 자격 없는 후보”라고 비판해온 이 후보는 “정 후보가 당선되면 정권 심판에 실패해 역사의 죄인이 된다. 차악이 최악보다 최선”이라고 말했다. 이곳이 민주당 지지도가 높아 단일화하면 그가 물러날 공산이 큼에도 결단을 내린 이유다.

그는 줄곧 “17대 때 일 잘했던 국회의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시민들은 “의정활동을 참 잘했다. 깨끗한 사람이라 좋아한다”는 반응이 많았다.

:: 이광철 후보는 ::

△전북 익산(56) △군산고, 전북대 철학과 △전북민주시민사회단체협의회 상임대표 △17대 의원 △통진당 전북도당 위원장

전주=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4·11총선#새누리당#통합진보당#민주통합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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