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꼼수’의 출두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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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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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패널인 김용민 씨가 13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패널인 김용민 씨가 13일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새누리당 나경원 전 의원으로부터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당한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멤버 김용민 씨가 13일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그동안 경찰 조사에는 불응해온 김 씨가 이 시기에 서둘러 검찰 조사에 응한 배경을 두고 ‘국회의원 출마 전 신변정리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게 사실이라면 ‘나꼼수의 진짜 꼼수’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그는 민주통합당 정봉주 전 의원의 구속 수감으로 공석이 된 서울 노원갑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김 씨를 비롯한 주진우 시사IN 기자,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등 나꼼수 멤버는 지난해 10월 15일 공개된 나꼼수 ‘홍준표 전 한나라당 대표 편’에서 ‘(서울) 중구청에서 호남 출신 인사들이 대규모 전출되는 과정도 나 후보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해 나 전 의원 측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검찰은 김 씨를 상대로 나 전 의원이 중구청 인사이동에 개입했다는 발언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가 있는지, 이러한 의혹을 제기한 경위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2시간가량 조사를 벌였다. 김 씨는 묵비권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를 비롯해 나꼼수 패널과 지지자 수십 명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검찰의 선택적 법 적용이 부당하다”며 항의했다. 김 씨는 조사에 앞서 “저들이 어떤 싸움을 걸어와도 반드시 이기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서울 노원갑 김용민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도 최종 결정을 고심하는 모양새다. 당 지도부는 나꼼수의 ‘지역구 물려주기’ ‘아바타 공천’ 비판을 우려해 다른 후보를 검토했으나 정 전 의원이 김 씨 추천 의사를 굽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노원갑에 공천을 신청한 다른 예비후보들은 “노원갑이 정봉주의 사유지냐”고 반발하고 있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12일 기자들에게 “노원갑 후보는 김용민 씨로 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에선 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한 핵심 당직자는 “제1야당이 나꼼수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이는 게 부담”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지도부 상당수가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나꼼수에 출연해 지원사격을 받았기 때문에 나꼼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당사자인 김 씨는 거취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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