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이 안풀려” 與 공천발표 또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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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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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안경률 허태열 ‘위기’

현역 의원들의 입에서 ‘악’ 소리가 날 것이라고 예고한 새누리당의 부산과 대구지역 공천 결과 발표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그만큼 내부 진통이 심하다는 얘기다.

권영세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7일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다음 공천 결과 발표를) 주말쯤 하겠다”고 밝혔다. 부산과 대구의 공천 결과 발표가 7일에서 8일로, 다시 주말로 미뤄진 것이다. 권 사무총장은 이어 “영남을 빼고는 큰 줄기가 다 잡혔다”며 부산과 대구 공천의 실타래가 여전히 꼬여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새누리당 공천위는 이날 컷오프 여론조사에서 하위 25%에 포함된 의원은 모두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중견 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지금 어떤 부분(친이명박계를 지칭)에서 많이 탈락했다고 말하는데, (공천이) 다 마무리되면 다른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친박(친박근혜)계가 많은 부산과 대구에서 큰 폭의 물갈이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 정의화-유기준 공천 유력… 이한구-서상기 유동적 ▼

이에 따라 컷오프에 걸린 것으로 전해진 부산의 김무성 의원을 비롯해 안경률 허태열 박대해 이종혁 허원제 의원은 공천에서 탈락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친박계는 4명이다. 4선의 김 의원을 두고는 공천위 내부에서 마지막까지 갑론을박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하위 25%에는 포함됐지만 활용도가 아직 남아있는 데다 김 의원이 낙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부산에 무소속 바람이 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당시와 달리 지금은 박 위원장이 직접 칼을 뽑아들었다는 점에서 무소속 바람이 통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많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새누리당의 1차 여론조사 결과 김 의원은 후보 선호도에서 31.8%의 지지를 얻어 다른 후보들을 압도했지만 호감도에서는 ‘호감이 간다’는 의견(24.5%)보다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답변(31.9%)이 더 많았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현장 경험 없는 기준으로 대사를 그르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 공천하길 충언한다”고 적었다.

낙천이 확실시되는 3선의 안경률, 허태열 의원도 1차 호감도 조사에서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비율이 더 높았다. 박대해 의원은 1차 선호도 조사에서 21.6%의 지지를 얻어 김희정 전 의원(32.4%)에게 뒤졌다. 허원제 의원의 1차 선호도 지지율도 22.2%로 정근 부산시의사회 회장(24.8%)보다 낮았다. 이종혁 의원은 22.0%의 지지를 받아 이성권 전 의원(20.8%)과의 격차가 1.2%포인트에 불과했다.

반대로 하위 25%에 포함되지 않은 4선의 정의화 국회부의장과 재선의 유기준 의원은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의장은 1차 여론조사 결과 후보 선호도에서 34.7%의 지지를 얻어 같은 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정 부의장에게 도전장을 낸 나성린, 손숙미 의원을 크게 앞섰다. 친이계 중진의원들이 줄줄이 낙천한 상황도 고려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 의원은 1차 여론조사 결과 후보 선호도에서 39.9%의 지지를 얻은 데 이어 호감도에서도 ‘호감이 간다’는 의견이 28.9%로,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의견(19.4%)보다 많았다. 다만,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의 일부 위원이 유 의원의 공천에 강력히 반대한다는 점이 남은 변수다.

대구에서는 불교계와 가까운 재선의 주호영 의원이 공천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계인 3선의 이한구 의원과 재선의 서상기 의원의 공천 여부는 여전히 유동적인 상황이다. 아울러 전략공천 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성동갑은 이 지역 현역인 진수희 의원의 공천이 다시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의 고민은 ‘현역 의원을 배제한 지역구에 누구를 내세울 것이냐’로 모아지고 있다. 부산과 대구 지역의 공천 결과 발표가 미뤄진 것도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춘 후보들을 재배치하는 작업이 복잡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부산에서는 설동근 전 교육과학기술부 차관과 김성호 전 법무부 장관, 백운현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 카드를 놓고 재배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각각 해운대-기장을, 연제, 부산진을 지역의 공천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은 이날 홍준표 전 대표(서울 동대문을)와 길정우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서울 양천갑) 등 3차 공천자 16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박선규 전 청와대 대변인은 영등포갑에 전략 공천됐으며 송파을 유일호 의원도 공천을 받았다. 선거구 획정으로 합구된 경남 사천-남해-하동은 남해-하동 출신의 여상규 의원이 낙점됐다. 충남 공주에는 박종준 전 충남지방경찰청장이 전략 공천됐다. 부산에선 이진복(동래) 김정훈(남갑) 박민식 의원(북-강서갑)이, 강원은 김진태 전 춘천지검 부장검사(춘천) 권성동 의원(강릉) 염동열 전 당협위원장(태백-영월-평창-정선)이 공천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경북 포항남-울릉은 김형태 전 KBS 방송국장, 울산 남갑은 이채익 전 울산 남구청장으로 정리됐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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