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친박 명함’ 경쟁… 타운돌이 vs 탄돌이 서울 리턴매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7일 03시 00분


공천 경쟁 시작… 與, 157명 영입대상도 추천

《 민주통합당에 이어 새누리당도 공천 신청 접수를 마감하고 16일부터 본격적인 공천 작업을 시작하면서 4·11총선 구도의 윤곽이 잡혀가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새 세상을 만들 사람을 제대로 공천한다면 국민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공천 신청자와 별개로 조동성 비대위원이 영입한 157명(지역구 52명과 비례대표 105명)의 외부인사 명단을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에 비공개로 보고하는 등 인재 영입도 서두르고 있다. 전날 새누리당 공천에 비공개로 신청한 27명 중에는 박성효 전 대전시장(대전 대덕), 아테네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인 문대성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부산 사하갑)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인 하형주 동아대 교수도 부산 서구에 도전장을 냈다. 》
① 나는 친노다 vs 나는 친박이다

공무원들 선거관리 방법 ‘열공’ 16일 오전 부산 동구 범일2동 부산시민회관 대강당에서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제19대 총선 대비 부산 울산 경남 선거담당공무원 교육이 진행됐다. 이날 교육에 참석한 공무원 1350명이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부산=최재호 기자 choijh92@donga.com
공무원들 선거관리 방법 ‘열공’ 16일 오전 부산 동구 범일2동 부산시민회관 대강당에서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제19대 총선 대비 부산 울산 경남 선거담당공무원 교육이 진행됐다. 이날 교육에 참석한 공무원 1350명이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부산=최재호 기자 choijh92@donga.com
민주당 공천 신청자의 경력 중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된 것이 많았듯이 새누리당 공천 신청자들 중에는 박 위원장과의 인연을 강조한 이들이 많이 눈에 띄었다. 공천 신청자 972명 중 8.4%인 82명이 2007년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 직책 등 박 위원장과 관련된 경력을 공천신청서에 기재했다. 친박(친박근혜)계 핵심들은 대부분 단수로 공천을 신청했다. 이혜훈(서울 서초갑) 김선동(서울 도봉을) 서병수(부산 해운대-기장갑) 윤상현(인천 남을) 이학재(인천 서-강화을) 유정복(경기 김포) 김호연 의원(충남 천안을)과 대변인을 맡고 있는 황영철 의원(강원 홍천-횡성) 등의 지역엔 아무도 공천을 신청하지 않았다. 친박계는 아니지만 권영진(서울 노원을) 차명진(경기 부천 소사) 전재희 의원(경기 광명을)에게도 당내 도전자가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전략공천 지역 선정 과정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 의원들이 반드시 공천을 받는다는 보장은 없다.

② 낙동강만 있나… ‘금강 전선’ 관심


수도권과 부산·경남(PK)에 이은 또 하나의 승부처는 대전·충남이다. 새누리당, 민주당, 자유선진당이 팽팽하게 각축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18대 총선에선 선진당이 지역구 16석 중 14석을 얻어 충청권 맹주로서의 입지를 굳혔지만 최근 현역 의원들의 ‘탈당 도미노’ 등으로 선진당의 지역 내 위상은 크게 약화됐다. 이에 따라 ‘금강 전선’을 놓고 3각 구도가 형성됐다.

새누리당은 세종시를 지킨 박 위원장이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나서면 박근혜 바람이 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친노(친노무현) 인사들이 대거 지역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선진당은 이회창 전 대표, 심대평 대표의 ‘투톱’ 파워와 현역 의원 프리미엄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에 당의 존폐가 걸려 있는 선진당은 새누리당과의 막판 선거연대 가능성도 있다.

③ 탄돌이 재기냐, 타운돌이 수성이냐


서울 곳곳에선 새누리당 ‘타운돌이’와 민주당 ‘탄돌이’의 리턴 매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타운돌이’는 2008년 18대 총선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정치적 후원 아래 뉴타운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새누리당 초선의원을 가리킨다. 노 대통령 탄핵 역풍에 힘입어 17대 국회에 손쉽게 입성했지만 18대 총선에서는 ‘타운돌이’들에게 고배를 마셨던 ‘탄돌이’들은 이번 총선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뉴타운 사업은 18대 총선에선 ‘당선 보증수표’였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곳곳에서 좌초 위기를 맞으면서 이제는 ‘부메랑’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구로갑에선 새누리당 이범래 의원과 민주당 이인영 최고위원이, 강북갑에선 새누리당 정양석 의원과 민주당 오영식 전 의원이, 성동갑에선 새누리당 진수희 의원과 민주당 최재천 전 의원이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마포갑, 관악갑, 성동을, 노원을, 성북갑, 서대문갑, 강서을 등도 여야 전현직 의원의 리턴 매치가 이뤄질지 주목되는 곳이다.

④ 지역도전 비례들… 현역 대결도


새누리당은 비례대표 의원들이 서울 강남권과 대구·경북 지역 등 강세 지역에 공천신청을 하는 것을 제한했지만 이정선 의원과 송영선 의원은 이를 무시하고 각각 서울 강남을과 대구 달서을에 공천을 신청했다.

배은희 의원이 서울 용산에서 진영 의원에게, 윤상일 의원이 서울 중랑을에서 진성호 의원에게, 손숙미 의원이 부산 중-동에서 정의화 국회부의장에게, 이춘식 의원이 경기 용인 기흥에서 박준선 의원에게 도전장을 냈다. 새누리당 이은재 의원이 공천을 신청한 경기 용인 처인에는 민주당 우제창 의원이 버티고 있다.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현역인 서울 마포을에는 새누리당에서 김성동 의원이, 민주당에선 김유정 의원과 정청래 전 의원이 출사표를 냈다.

초콜릿 주는 문재인… 잇단 감성정치 행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5일 한 여성에게 밸런타인데이 초콜릿을 건네는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그는 지난달 22일에도 자신의 결혼사진을 공개하며 트위터를 통한 감성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 출처 문재인 트위터
초콜릿 주는 문재인… 잇단 감성정치 행보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15일 한 여성에게 밸런타인데이 초콜릿을 건네는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그는 지난달 22일에도 자신의 결혼사진을 공개하며 트위터를 통한 감성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 출처 문재인 트위터
⑤ 형제-부자-부부 정치인 성적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 새누리당 부설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경남 거제에 공천을 신청했다. 마포을의 김성동 의원은 김수한 전 국회의장의 아들. 민주당에선 노승환 전 의원의 아들인 노웅래 전 의원(마포갑), 정대철 전 의원의 아들인 정호준 씨(서울 중), 김상현 전 의원의 아들인 김영호 씨(서울 서대문을)가 2세 정치인이다. 새누리당의 최제완 씨(부산 연제)도 최형우 전 의원의 아들이다. 민주당에선 16일 입당한 김두관 경남지사의 동생인 김두수 전 사무총장이 경기 고양 일산서에 공천을 신청했다.

부부인 민주당 최규성 의원과 이경숙 전 의원은 전북 김제-완주와 서울 영등포을에 각각 공천을 신청했다. 고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의 부인 인재근 씨도 다음 주 남편의 지역구였던 서울 도봉갑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손학규 전 대표는 이날 김 고문의 49재에 참석해 “인 여사는 김근태 고문의 비밀병기”라며 그의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⑥ 철새 논란-위법 과거는 잊어주오?


열린우리당 후보로 경북지사 선거에 나왔던 노무현 정부 인사인 박명재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경북 포항남-울릉에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해 눈길을 끌었다. 경남 양산에 공천을 신청한 허범도 전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당선된 후 측근의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했으나 다시 이번 총선에 도전한다. 또 경남 거제의 현역 윤영 의원은 부인이 2010년 지방선거 당시 공천헌금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았지만 공천을 신청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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