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설연휴에 권력 다지기 ‘잰걸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25일 10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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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회 개최에 만경대학원·공장·군부대 방문

북한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올해 설 연휴(23~25일)를 분주하게 보냈다.

김 부위원장은 민족명절임에도 쉬지 않고 공장과 군부대를 시찰하고 평양 만경대혁명학원을 방문하는 등 공개활동을 펼쳤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과거 설 연휴에 음악회 관람 등의 공개활동을 했지만 김 부위원장의 올해 행보는 부친보다 적극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부위원장이 설 명절을 맞아 혁명 유가족의 대표적인 교육기관이자 권력층 상당수가 다녔던 만경대혁명학원을 방문했다고 25일 전했다.

김 부위원장은 특히 이 자리에서 김일성 주석의 동상을 바라보며 "만경대혁명학원에는 백두산 3대 장군의 불멸의 업적이 어려 있다"고 언급해 3대 세습의 정통성을 은근히 부각했다.

이에 앞서 김 부위원장은 설인 23일 오후 평양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영림 내각총리 등 당·정·군 고위간부가 참석한 가운데 국가연회를 열었다.

김 부위원장이 국가연회를 열고 만경대혁명학원을 방문한 것은 북한 지도부의 결속을 다지고 자신에 대한 충성심을 높이려는 의도로 읽힌다.

김 부위원장은 설을 하루 앞둔 지난 22일에는 경제현장과 군부대를 잇따라 방문해 `민심잡기'에 집중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허철용 동무가 사업하는 기계공장'을 방문해 생산증대를 독려했고, 기계화 군단으로 알려진 조선인민군 제671대연합부대 지휘부도 시찰해 선군 의지도 재확인했다.

특히 북한 매체는 김 부위원장을 주민을 위해 헌신하는 `인민형 지도자'라고 띄우고 있어 눈길을 끈다.

김 부위원장은 `허철용 동무가 사업하는 기계공장'에서 노동자에게 물고기 500t을 공급하라고 지시했다.

또 만경대혁명학원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추운 날씨에 손이 시리지 않느냐"며 학생들의 손을 잡고, 예술소조공연을 준비한 학생들에게 "명절인데 휴식하게 하라"며 공연을 말렸다고 중앙통신은 소개했다.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지난 24일 김 부위원장이 설 연휴에 예년처럼 학생들이 민속놀이를 하도록 조치했다고 전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김 부위원장이 설 연휴에 이처럼 바삐 움직인 데는 지난해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뒤 처음으로 맞은 설 연휴를 권력기반을 다지고 민심을 다독이는 기회로 삼으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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