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 선출]檢칼날 딛고 선 ‘철의 여인’… “MB정권과 투쟁” 칼날 세울듯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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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임 대표 한명숙

가까운 2, 3위… 바라보는 4위 1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문성근(가운데), 박영선(오른쪽) 후보가 뭔가 얘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박지원 후보가 바라보고 있다. 박 후보는 최고위원에 당선됐지만 모바일 투표에서 격차가 커 문, 박 후보를 따라잡지 못했다. 고양=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가까운 2, 3위… 바라보는 4위 15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문성근(가운데), 박영선(오른쪽) 후보가 뭔가 얘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박지원 후보가 바라보고 있다. 박 후보는 최고위원에 당선됐지만 모바일 투표에서 격차가 커 문, 박 후보를 따라잡지 못했다. 고양=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검찰의 사정 칼날이 한명숙을 키웠다.”

15일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서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새 대표로 선출됐다. 온화하고 조용한 이미지의 그를 ‘철의 여인’으로 거듭나게 한 일등공신은 이명박 정권에서 잇따라 진행된 검찰 수사란 얘기가 많다. 이명박 정권 출범 후 한 신임 대표는 총리 재임 시절인 2007년 초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구속)으로부터 한국남동발전 사장 선임과 관련한 인사 청탁 등과 함께 총리공관에서 5만 달러를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와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한만호 한신건영 전 대표에게서 9억7000만 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됐다. 이후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한 대표는 고비마다 한 단계씩 정치적으로 도약했다.

2010년 6월 곽 전 사장 관련 혐의에 대해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그해 6·2지방선거에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지만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와 박빙의 승부 끝에 고배를 마셨다. 같은 해 10월 한 전 대표와 관련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됐다. 전당대회를 사흘 앞둔 12일 곽 전 사장 사건 2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되면서 승기를 굳혔다. 한 대표는 15일 전당대회 연설에서도 “이명박 정부 들어 죽을 만큼 힘들었다. 검찰 수사와 법정투쟁 과정을 되새기며 비장한 각오로 이명박 정권과 맞서 싸우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화합형, 관리형 대표 이미지가 강해 모든 계파의 고른 지지를 받은 것이 강점이지만 역으로 총선, 대선 과정에서 계파 간 중심을 잡아 나갈 수 있을지 우려도 적지 않다. 당내 일각에선 한 대표의 재판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이 적잖이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있다. 곽 전 사장 사건의 대법원 판결과 한 전 대표 사건 2심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총선에서 악재가 될 수도 있다. 이를 의식한 듯 한 대표는 당선 직후 수락연설과 기자회견에서 ‘공천 혁명’을 강조하며 총선 승리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여자’로서는 곡절 많은 삶이었다.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결혼 6개월 만에 남편인 박성준 성공회대 교수가 구속돼 13년을 옥바라지했다. 당시 스물네 살이었다. 본인도 소외계층 여성의 인권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다 크리스찬아카데미 사건(1979년)으로 2년간 옥고를 치렀다. 마흔이 넘어서야 외아들(26)을 얻은 것은 이 같은 인생역정 때문이다. 아들(박한길)의 이름은 남편의 성과 자신의 성에서 한 글자씩 따온 뒤 ‘길’을 붙였다고 한다.

△평남 평양(68) △정신여고, 이화여대 불어불문학과, 한신대 선교신학대학원(석사)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16대(비례대표), 17대(경기 고양 일산갑) 의원 △여성부, 환경부 장관, 국무총리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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