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든의 김현식 전 평양사범대 교수는 자신에게 러시아어를 배웠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순진하고 착실했던 학생으로 기억했습니다.
(인터뷰 녹취) 김현식 / 전 평양사범대 러시아과 교수 “교장실에 가서 놀러 나갔다 오면 앉혀놓고 회화를 공부합니다. 그런데 아이가 공부를 해요, 땀 뻘뻘 흘리면서….”
열심히 공부하던 고등학생 김정일의 모습이 생생하다는 김 교수는 독재자로 변한 옛 제자에게 보내려 최근 썼던 편지를 공개했습니다.
(성우 대독/ 편지 일부 발췌) “당신은 시 낭송을 지도했던 나한데 와락 달려와서, 내 품에 꼭 안겨 엉엉 울었소. 어린애처럼…나도 함께 울었소. 너무도 미덥고 감격스러워서…. 그 때의 그렇게도 순진했던 어린 학생으로, 미더운 제자로 제발 되돌아가 주기를 바라오. -김 위원장에게 보내는 편지 중- ”
김 교수는 김정일이 호전적인 독재자로 바뀐 이유에 대해서는 평탄치 못했던 성장사를 꼽았습니다.
(녹취) 김현식 / 전 평양사범대 러시아과 교수 “그 때부터 구부러지기 시작했어. 동생이 익사한, 어머니가 새로 들어오고….”
김정은 체제로의 권력 이양은 순조롭게 진행 될 것이라며 북한 붕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김현식 / 전 평양사범대 러시아과 교수 “(후견인 격인) 장성택이 밑에서 다 커버를 해 줄 겁니다. 난처하지 않게끔. 자기를 다 죽이고….”
또 김정은이 서방 세계를 접한 만큼 어떤 형식이든 개방 정책을 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92년 러시아 교환교수 시절 망명해 한국을 거쳐 지금은 미국 조지 메이슨 대 연구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김 교수는 '나는 21세기 이념의 유목민'이라는 자서전 제목처럼, 이념적 고뇌와 분단의 아픔을 몸소 겪은 탈북 지식인으로도 널리 알려진 인물입니다. 채널 A뉴스 김정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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