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에 놀란 것은 한국인이 아니라 한국에 온 외국인들이었다. 이들이 놀란 것도 김 위원장의 사망이 아니라 한국인의 차분함이었다. 특히 한국에 온 유학생들은 너무도 평온한 한국 모습에 신기해하는 눈치였다.
20일 오후 서울 명동. 중국 일본 등 외국 관광객이 자주 찾는 이곳은 평소와 다름없이 활기찬 모습이었다. 일본에서 온 다나카 스토무 씨(32)는 “(김정일 사망 소식이) 한국인을 크게 놀라게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거리에서 전혀 불안한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아 되레 내가 놀랐다”며 “여행 일정을 조정하지 않고 충분히 즐기다가 일본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김정일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외국인 관광객의 여행 일정 취소는 거의 없었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사망 소식이 알려진 뒤 하루 동안 외국인의 여행 일정 취소나 변경 문의가 거의 없었다”며 “한 달 정도 기다려봐야 알겠지만 이번 일로 인한 예약 취소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국인 유학생들도 예상보다 차분한 한국의 분위기에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다. 중국에서 유학 온 허윈 경희대 총유학생회장은 “친구들과 페이스북에 김정일 사망 소식을 올려놓고 의견을 나눴다”며 “큰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걱정하기보다 담담하게 바라보는 모습이 신기했다”고 말했다. 고려대에 다니는 중국인 유모 씨(25)도 “한국 친구 중 몇몇 남학생은 군대 걱정을 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사망 소식을 화두로) 농담을 나눌 정도로 개의치 않는 분위기”라며 “우리보다 더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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