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영도체계 확립…‘존경하는’ 일제 사용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0일 10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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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17일 급사함에 따라 후계자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축으로 하는 북한의 새로운 영도체계가 확립되고 있다.

조선중앙방송이 20일 오전 김정은 부위원장의 영도를 강조하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김정은의 이름 앞에 '존경하는'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등 북한의 주요 매체들이 일제히 `존경하는'이란 존칭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지난 1998년 `김정일 시대'를 개막하며 김 위원장의 이름 앞에 '경애하는'이라는 존칭을 붙였던 점을 감안하면 김정은 부위원장에게 '존경하는'이라는 존칭을 붙여 `김정은 시대'를 열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중앙방송은 "존경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주체혁명위업 계승 완성의 진두에 서 계신다"며 "존경하는 김정은 동지의 사상은 곧 경애하는 장군님의 사상과 의도이고 영도방식은 장군님의 뜻으로 혁명과 건설을 전진시켜 나가시는 가장 현명한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의 항일혁명투사들은 19일 밤 조선중앙TV에 출연해 "장군님이 계시면서 김정은 대장 동지께서 계시니까 얼마나 우리가 마음이 든든한지 모른다"며 "우리 김정은 대장동지를 잘 받드는 이상 다른 길은 없고 우리의 과업이 그것이라는 것이라는 결의를 다지고 싶다"고 말했다.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항일투쟁 역사에서 정권의 정통성을 찾고 있다는 점에서 항일투사들의 이 같은 언급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작업의 일환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위대한 김정일 동지는 영생하신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정은 동지는 김정일 동지와 꼭 같으신 조선이 낳은 또 한 분의 위인"이라며 "김정은 동지의 현명한 영도 따라 나아가는 우리 당과 군대와 인민의 혁명적 진군을 가로막을 힘은 이 세상에 없다"고 주장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김정은 부위원장을 사실상 북한의 최고지도자로 사실상 인정했다.

중국은 공산당 중앙위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 국무원, 중앙군사위 공동명의의 조전에서 "조선 인민이 김정일 동지의 유훈을 받들고 김정은 동지의 영도 밑에 강성국가를 건설하고 조선반도의 장기적인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전진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19일 조전을 보내면서 수신자로 김정은을 명시하고 직책을 '국가장의위원회 위원'으로 적시했다.

북한 주민들도 이틀째 김정일 위원장의 급사를 애도하면서 김정은 부위원장에 대한 충성의지를 다졌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20일 "(주민들은) 당과 군대와 인민의 탁월한 영도자이신 김정은 대장 동지를 받들어 모시고 슬픔을 힘과 용기로 바꾸어 장군님의 유훈을 관철하는 길에서 목숨 바쳐 일하겠다는 굳은 결의를 다졌다"고 전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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