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10·26 재보선]박근혜 “정당 뒷받침 없으면 책임정치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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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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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에 건넨 ‘정책 수첩’ 시민 건의내용 빼곡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5일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에게 건넨 수첩. 노숙인 보호시설 운영 문제 등 서울시정과 관련해서 보고 듣고 느낀 점이 담겨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25일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에게 건넨 수첩. 노숙인 보호시설 운영 문제 등 서울시정과 관련해서 보고 듣고 느낀 점이 담겨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하루 앞둔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 있는 나경원 후보의 선거캠프를 찾아 “시민의 얘기를 들으면서 시정과 관계된 얘기는 꼭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노트 모양의 수첩 한 권을 꺼냈다. 각계각층의 서울시민을 만나며 들었던 건의사항을 자필로 빼곡히 기록한 ‘정책 수첩’이었다.

그는 이를 나 후보에게 건네며 “꼭 당선돼 이 문제들도 잘 해결해 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나 후보는 “박 전 대표가 당 대표를 할 때 꼭 수첩에 메모해 꼼꼼히 따져보고 실천한 모습이 기억난다”며 “열심히 하겠다”고 화답했다.

전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야권 무소속 박원순 후보를 만나 ‘서한 응원’을 한 것과 대비되는 장면이었다.

박 전 대표는 한때 수첩에 미리 정리해온 내용만 말한다고 해서 ‘수첩공주’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지만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은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지킨다는 뜻에서 박 전 대표의 수첩은 책임정치의 상징”이라고 말해 왔다. 실제 박 전 대표는 이날 나 후보와의 대화에서 “국민이 바라는 새로운 정치는 복잡하게 말할 게 아니라 약속을 지키는 정치, 책임지는 정치”라고 강조했다.

특히 박 전 대표는 “책임 있는 정치, 정책이 성과로 이어지는 정치가 되려면 정당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하다. 정당정치는 민주주의 실현에 중요한 뿌리다”라며 이번 서울시장 선거를 ‘정당정치 대 재야정치’의 대결로 비유했다. 그는 “정치권이 거듭나서 민주주의가 확실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꼭 당선되기를 기원한다”고 나 후보를 격려했다. 박 전 대표는 “후보의 손을 잡아 달라”는 지지자들의 요청에 두 손으로 나 후보의 손을 감싸기도 했다. 박 전 대표와 나 후보는 오전 11시 캠프 사무실을 나서 30분 동안 서울 중구 태평로 삼성본관까지 함께 걸으며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재·보선 지원 유세를 모두 마친 박 전 대표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새로운 정치는 정치의 기본에 더욱 충실해야 하고 그래야만 희망과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며 “이번 선거가 새로운 정치의 시작이 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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