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선 D-29]박원순 부인 회사, 현대모비스 공사 집중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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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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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4명의 소규모 인테리어 업체… 2000∼2004년 5년동안 16건 따내
일각 “재벌비판 朴의식해 발주 의혹”… 현대모비스측 “특혜준 것 아니다”

박원순 변호사의 부인이 운영한 인테리어·디자인업체가 2000∼2004년 대기업인 현대모비스의 공사를 대거 맡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 군소업체가 대기업 공사 대거 수주?

26일 인터넷에 공개된 기업 자료에 따르면 박 변호사의 부인 강모 씨가 1999년 설립한 P&P디자인은 2000년 현대모비스 본사 대회의실 인테리어 시공을 맡았다. 이어 2004년까지 현대모비스 본사뿐 아니라 영업소, 부품대리점, 연구소, 농구단 숙소, 연수원 등 16건의 설계·공사를 수주한 것으로 돼 있다.

인터넷 채용정보 사이트인 잡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P&P디자인은 직원 4명의 소규모 업체다. 이에 따라 대기업이 왜 박 변호사 부인이 운영하는 군소업체에 일감을 몰아줬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박 변호사 측은 현대모비스 공사 수주에 대해선 “우리가 답변할 게 아니고 현대모비스 측에 알아봐야 할 사안인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측은 “2000년 현대정공에서 현대모비스로 사명(社名)을 바꾸고 자동차부품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관련 기업이미지(CI)와 인테리어 발주가 늘었다. 기본적으로 초창기부터 경쟁 입찰을 해 왔다. P&P디자인이 몇 번 공사를 하면서 현대모비스의 CI 매뉴얼을 충분히 숙지했기 때문에 업무 편의상 관계를 유지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를 의식해 특혜를 준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2004년 이후 P&P디자인이 현대모비스 관련 공사를 한 적이 거의 없다”며 “만약에 특혜라면 (박 변호사가 사실상 친여인사였던) 노무현 정부 시절에 관계를 끊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순환출자구조로 얽혀 있는 현대자동차그룹이 꾸준히 기업 지배구조 문제를 비판해온 박 변호사를 의식해 박 변호사 부인 업체를 배려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8월 말 현재 현대모비스는 현대자동차의 지분 20.78%를 소유한 최대주주이며, 현대차는 기아자동차의 지분 33.65%, 기아차는 현대모비스의 지분 16.88%를 각각 소유한 최대주주이다.

이에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이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은 2006년, 시민단체가 정의선 부회장의 승계를 본격적으로 문제 삼기 시작한 것은 2005년 9월 이후였다”며 “P&P디자인과 현대모비스를 관련짓는 것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다”고 밝혔다. 또 “당시 현대모비스는 대기업 계열사 중 하나였을 뿐 지금 같은 대기업으로 보면 안 된다”고 말했다.

○ 사실상의 ‘내부자 거래’?

P&P디자인은 설립 첫해 박 변호사가 이끌던 참여연대 사무실의 설계·시공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박 변호사가 설립한 ‘아름다운재단’과 전국에 산재한 ‘아름다운가게’의 공사를 20건 정도 맡았다.

이 때문에 박 변호사가 부인 회사와 일종의 내부자 거래를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인터넷매체는 P&P디자인이 2001년 6억5000만 원, 2002년 8억7000만 원, 2003년에 8억3000만 원 등 창업 3년 만에 모두 2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박 변호사 측은 “아름다운가게는 전국에 120여 개 있다. 초기에 자금이 부족할 때 선금을 주지 않고도 할 수 있는 이 업체에 공사를 많이 맡긴 것이며 정상궤도에 오른 후에는 공사를 맡기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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