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우익 “여건 되면 제2개성공단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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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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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인사청문회

류우익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받던 중 손수건을 꺼내 얼굴을 닦고 있다.(왼쪽), 김금래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오른쪽)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류우익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받던 중 손수건을 꺼내 얼굴을 닦고 있다.(왼쪽), 김금래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오른쪽)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류우익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14일 향후 대북정책과 관련해 “기존의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실질적인 남북관계의 진전을 이루기 위해 방법론적인 유연성을 찾아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류 후보자는 이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인도적 지원 문제나 5·24 조치 때 제외된 개성공단, 종교·예술인 비정치적 방북 등 핵심 정치·경제적 사안이 아닌 것부터 유연성을 발휘해 볼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는 경색된 남북문제 해결을 위해 비정치적 분야부터 단계적으로 대화 채널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류 후보자는 북한의 ‘선(先)사과, 후(後)대화’라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수정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여야 의원들의 질문에 “지금은 출구대책을 논의할 시점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남북 접촉을 위한 다양한 ‘방법론’을 제시했다.

그는 “제1개성공단의 입주가 마감되고 여건이 마련되면 제2개성공단 문제도 검토하겠다”며 개성공단 활성화 가능성을 시사했고, 특히 5만 t 이하 소규모의 대북 옥수수 지원에 대해 “검토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1월 북한에 옥수수 1만 t을 제공하기 위해 남북협력기금 40억 원을 집행하기로 했지만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지원을 중단했다. 류 후보자의 이날 발언이 알려지자 정부 여당 내에서는 류 후보자 취임 후 옥수수 1만 t 지원 카드가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류 후보자는 청문회 초반 일부 질문에 무성의하게 답변하다 사과하기도 했다. ‘주중대사로 일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말해 달라’는 한나라당 이윤성 의원의 질문에 류 후보자는 “외교관은 (자신이 한 일을) 자랑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에 자유선진당 이회창 전 대표는 “류 후보자를 높게 평가했는데 많이 실망했다. 그런 말이 어디 있느냐”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도 “그런 말은 대학에서 강의할 때나 쓰는 말이지 청문회장에서 쓰는 말이 아니다”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류 후보자는 “제가 무엇을 잘했다고 자랑할 처지에 있지 않다는 뜻이었는데 불편하게 느꼈다면 죄송하다”며 자세를 낮췄다. 류 후보자는 의원들의 질의에 대처하는 방법을 적은 종이쪽지를 보다가 한 인터넷 매체의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그 쪽지에는 ‘몸을 전체적으로 앞으로 좀 숙이세요. 뒤로 젖히지 마세요. 손에 펜을 계속 들고 계세요. 적지 않더라도 쓰는 척하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김금래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의 다운계약서 작성과 명의신탁 의혹 등이 도마에 올랐다.

김 후보자의 남편인 송창헌 금융결제원장이 2000년 3월 경기 성남시 분당의 155m² 아파트를 실거래가의 4분의 1 수준인 9000만 원에 샀다고 신고해 취득·등록세를 탈루했다는 의혹을 샀다. 민주당 김재윤 의원은 “마법을 부리지 않고서야 국민 정서상 납득이 가겠느냐”고 지적했고, 김 후보자는 “불법은 아니지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 원장이 1983년 4월 매입했다가 3개월 만에 매도한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아파트에 대한 명의신탁 의혹도 제기됐다. 민주당 김유정 의원은 “무주택자를 요건으로 하는 한국은행 사원 아파트 입주를 위해 명의신탁 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김 후보자는 “거짓말한 게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반박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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