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바람’ 이후… 박근혜 대세론 흔들]정동영-박지원 “박원순, 민주 입당해야”

“작년 경기지사 선거 이어 기호2번 못내면 불임정당 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박원순 변호사(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8일 “서울시장이라는 직책이 결코 정치적 사다리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장 이후를 생각하기 때문에 늘 왜곡된다”며 “이번 오세훈 (전 시장의) ‘파탄’도 그런 것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8일 보도된 동아일보 여론조사 등에서 주요 출마 예상자 중 지지율 1위로 급부상한 데 대해선 “시민의 기대이기 때문에 걱정이고 책임이자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등 야권이 이날 각 당의 후보를 선출한 뒤 단일 후보를 선출하기로 합의한 것과 관련해선 한 번에 통합 후보를 뽑는 ‘원샷 경선’이 최선이라면서도 “범야권 후보 단일화에 참여한다는 취지는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입당에 대해선 “요구가 있지만 당장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진 않았다.

민주당 일부 인사는 박 변호사의 입당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박 변호사의 민주당 입당 문제와 관련해 “바람에 의지하다 바람이 잦아들고 나면 위기가 찾아온다”며 “어쨌든 여권과 야권의 후보로 굳건하게 서는 것이 확실하게 승리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원 의원도 7일 울산시당 당직자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민주당 경선을 통해 검증받고 당의 조직을 활용해야 본선에서 확실하게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요구엔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 격인 이번 선거에서 지난해 6월 경기지사 선거에 이어 ‘기호 2번’을 배출하지 못하면 ‘불임 정당’임을 자인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지난해 경기지사 선거 때엔 여론조사 등을 통한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민주당 김진표 후보가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에게 패배해 민주당은 후보도 내지 못했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 전 총리의 경선 참여가 흥행에 필수라는 것이다. 친노(친노무현) 진영 인사들이 한 전 총리의 출마를 건의한 데 이어 이날엔 정세균 최고위원, 김영환 박병석 의원 등 3선 이상 의원 12명이 그가 출마할 것을 공식 요구했다. 한 전 총리와 가까운 당 관계자는 “한 전 총리가 곧 결단을 내릴 것으로 안다. 이르면 9일 결심을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5일 자체 경선을 실시해 당 후보를 뽑는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